이집트 과도정부, 무르시 수사 착수…미국은 비난

이집트 과도정부, 무르시 수사 착수…미국은 비난

기사승인 2013-07-14 19:05:01
[쿠키 지구촌] 미국 독일 등의 석방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과도정부가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 대해 형사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13일(현지시간) 무르시에 대한 고발을 심사 중이라면서 그가 폭력 선동과 경제 파탄, 스파이 행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무르시 정권이 평화시위를 자극해 유혈사태를 촉발했고, 경제정책에 총체적으로 실패했으며 국외 세력을 끌어들여 국익을 침해했다는 고소 내용을 전했다.

공안 담당 검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무르시와 모하메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 에삼 엘 에리안 자유정의당 부대표 등 모두 9명에 대한 고발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발 주체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지 사법당국이 기소 이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않는 관행을 깨고 사건수사를 예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무르시는 지난 3일 실각 이후 지금까지 구체적인 범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는 아니었다.

원조 중단 검토에 들어간 미국 정부는 12일 이집트 과도정부에 무르시를 석방하고 무슬림형제단 간부들에 대한 일방적인 체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무르시 구금을 비판하면서도 신병처리엔 애매한 입장을 보였던 미 정부가 석방 문제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과도정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독일 외무부가 무르시 석방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미 정부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면서 “미국은 무르시에 대한 접근을 막는 현 상황이 끝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키 대변인은 앤 패터슨 이집트 주재 미 대사가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대통령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전화통화로 이집트 사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집트 폭력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양국 간 논의에서 이집트의 조속한 민주정부 복귀가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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