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인터넷에서 걸그룹 씨스타의 리더 효린(본명 김효정·22)양의 정색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의도하지 않게 포착된 기사사진이나 방송화면이 네티즌의 입에 ‘떡밥’으로 물린 게 아닙니다. 어두운 표정으로 팬들을 만나고 이를 걱정하는 팬들에게 단호한 어조로 해명한 태도가 문제로 불거진 겁니다. 보통의 경우에서 아이돌의 태도 논란은 공격하는 대중과 막아주는 팬의 대립 구도로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충돌하는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5일 씨스타의 인터넷 팬클럽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씨스타의 팬 사인회를 직접 촬영했다는 네티즌의 영상, 이른바 ‘직캠’ 영상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1분13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효린양의 어두운 표정과 단호한 어조의 말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은 씨스타 멤버들이 나란히 앉은 탁자에서 어떤 불편한 상황을 팬들에게 해명하고 사과하기 위해 마이크를 들고 준비하는 효린양의 어두운 표정으로 시작합니다. 팬들이 “울지 마”를 연호하는 걸 보면 팬 사인회 현장에서 서로에게 불편한 상황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효린양은 결심한 듯 입을 열고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까 차에서 자다 나와 아까는 멘붕(멘탈 붕괴·혼란스러운 정신을 의미하는 인터넷 신조어)‘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건 아니니까 걱정은 하지 마시고요.”
효린양이나 씨스타 멤버들이 피곤한 상태로 팬 사인회를 진행하다 언짢은 표정으로 팬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모양입니다. 효린양의 첫 마디가 끝나자 팬들 사이에 “무서웠어요. 손이 덜덜덜 떨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효린양은 말을 이어갑니다.
“어떻게 사람이 365일, 24시간 웃기만 하겠어요. 그렇죠? 그러니까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표정이 없었던(무표정한 상태였던) 걸로.”
효린양의 말이 끝나자 팬들은 응원을 보냈습니다. 스타를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시종일관 어두운 얼굴로 말하던 효린양도 이때부터 조금 밝은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효린양의 바로 옆에서 탁자에 팔을 올리고 앉은 다른 멤버 소유(본명 강지현·21)양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었습니다. 효린양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재회를 기약하면서 손을 흔들며 떠났고 영상은 그렇게 끝납니다.
영상의 내용은 팬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작성한 팬 사인회 후기와 일치합니다. 한때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던 영상은 대부분 삭제돼 지금 인터넷에서 검색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팬들의 말은 여전히 남아 인터넷 공간에서 떠돌고 있죠. 영상과 후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로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입방아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비판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무대 위와 텔레비전 안에서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아이돌의 어두운 표정과 단호한 말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네티즌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무차별적 비난과 공격은 제외했습니다.
“무례한 것과 쿨(시원)한 것의 경계에서 좀 불편했는데 이 기회에 좀 고쳤으면.”(****onds)
“많이 피곤해 보이는 건 한편으론 안쓰럽지만 일부러 찾아온 팬들에게 그런 표정과 말투는 곤란하지.”(**꼭)
“365일 드립(발언)은 넣어 두지. 365일 웃으라고 했나. 팬들 앞에서는 웃지 않아도 뚱한 표정을 짓지는 말아야지. 이번엔 좀 반성했으면 좋겠네.”(**nu)
“다른 사람도 아니고 팬인데 너무하네. 아이돌도 365일 내내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365일 중 단 하루 시간을 내서 아이돌을 만나러 간 팬도 있었을 텐데.”(******미녀)
1분13초의 짧은 영상으로 모든 정황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한 번의 엇박자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죠. 네티즌들의 논쟁이 하루를 넘기자 16일 인터넷에는 밝은 분위기의 팬 사인회 현장 사진들도 속속 공개됐습니다. 사진에는 환하게 웃으며 사인을 해주거나 남성 팬과 손바닥을 맞추고 여성 팬을 안아주는 효린양의 따뜻한 모습들이 담겼습니다.
씨스타의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인을 받으러 탁자 앞으로 간 팬들이 효린양의 피곤한 표정을 보고 걱정 어린 질문을 계속했고 이에 효린양이 마이크를 잡은 것”이라고 영상의 직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에 담긴 효린양의 표정과 어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효린양이 다시 한 번 직접 해명할 필요도 있겠죠. 그동안 방송에서 시원시원한 성격을 보여준 효린양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조금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침착한 마음으로 네티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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