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도 군대만 가면 허리가…

진짜 사나이도 군대만 가면 허리가…

기사승인 2013-07-18 15:39:00
[쿠키 건강] 최근 연예인들의 군 생활 체험을 담은 리얼 예능프로그램 ‘일밤- 진짜 사나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게는 추억을, 여자들에게는 말로만 듣던 군대생활을 보는 재미를, 부모님에게는 군 복무중인 아들을 생각하게 하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감과 간접 체험을 제공하고 군대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전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군대와 군대문화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군대가 변해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허리 질환이다.

◇군인의 허리를 위협하는 요소들= 국군의무사령부가 2006년 한 해 동안 군 병원 외래 및 입원 진료를 받은 장병들의 질환을 분석한 결과 통원 치료자는 허리와 골반을 다친 환자(5.5%)가, 입원 치료자는 디스크 환자(9.8%)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군내 발생 질환에 특수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즉 군생활의 특성상 허리에 무리가 가는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무거운 장비, 군사훈련= 군필자라면 완전군장을 꾸리기 위해서는 많은 군수품들이 추가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흔히 말하는 ‘FM’ 대로 완전군장을 싸면 자체 무게만 족히 30㎏이 넘어간다. 여기에 주특기가 박격포라면 분리한 포의 무게까지 추가된다. 문제는 이렇게 무거운 장비들을 들쳐 메고 각종 군사훈련(장거리 구보, 작계훈련, 유격·혹한기 행군 등)을 하면 그 하중이 허리로 집중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충분히 단련시킨 상태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디스크 증상이 있거나 허리 근육이 약한 장병들에게 이런 군장의 무게는 감당하기 힘든 허리통증을 불러 올 수 있다.



△삽질의 고통, 끝없는 작업= 군대에서 총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삽’이다. 때 되면 풀이 자라 제초작업을 위한 낫질은 필수. 진입로에 흙먼지가 일면 빗자루와 하루 종일 씨름을 해야 하고 진지라도 무너지면 삽과 곡괭이를 이용한 보수작업이 몇 주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겨울이면 군대작업의 압권인 제설작업까지 기다리고 있다. 숙달된 고참들이야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군대오기 전 삽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특히 고참들 눈치에 허리도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진행되는 작업들은 필연적으로 허리통증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경계근무= 밤잠을 설치며 초소에서 하는 경계근무도 군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경계근무도 허리에 무리를 주기 쉬운데 잠이 미쳐 달아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군복을 입고 단독군장을 챙겨 초소에서 1시간 이상 꼼짝 않고 서서 주의를 예의주시하다 보면 허리가 뻐근해져 오기 쉽다. 척추의 긴장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돼 척추에 압박이 심하게 가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렇게 장시간 오래 서서 경계근무를 하다 보면 중력 방향(아래쪽)으로 척추의 압박이 심해져 디스크와 그 주변 근육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

△행정병·운전병= 이들은 상대적으로 힘든 군사훈련은 적지만 그렇다고 허리 건강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하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허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앉아있는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게 되면 허리 아랫부분에 압력이 몰리게 된다. 때문에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보직을 가진 장병들의 경우 오랫동안 디스크가 눌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급성으로 요통을 일으키게 되고 심하면 다리까지 당기는 통증을 동반한 디스크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해야= 군생활은 도처에 허리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과 요인들이 존재한다. 군생활 자체가 허리에 부담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장병들이 군대를 다녀와서 허리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평소 훈련과 작업 간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얼마든지 허리병을 예방할 수 있다.



튼튼한 허리를 갖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물건을 집을 때도 상체만을 돌려 움직일 것이 아니라 발을 움직여 대상 가까이 가서 정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울 때도 선 자세에서 허리만 굽혀 집을 게 아니라 무릎을 낮추거나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민 상태에서 대상에 접근해야 한다.

전인호 강동 튼튼병원 척추센터 부병원장은 “작업을 할 때는 허리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작업대, 책상 등의 높이를 자신의 키에 맞게 조정하고, 많은 시간을 앉아서 근무하는 행정병이나 운전병들은 딱딱한 의자보다 등받이와 쿠션이 있는 의자에 앉아 시간이 날 때 마다 스트레칭으로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은 등산이나 수영 등이 있지만 이는 군인들이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군인들이 할 수 있는 허리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걷기다. 걷기운동은 척추·무릎 관절·디스크·물렁뼈 등에 충격을 주지 않고 허리근육을 강화시킨다. 이때 평상 시 걸음보다 조금 빠른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이 이상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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