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본인 사냥, 박근혜 대통령 암살 위기”… 日언론 악의적 보도에 여론 ‘공분’

“한국에서 일본인 사냥, 박근혜 대통령 암살 위기”… 日언론 악의적 보도에 여론 ‘공분’

기사승인 2013-07-18 00:00:01

[쿠키 지구촌] 한국에서 청소년들이 일본인을 사냥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암살 위기에 놓이는 등 치안 붕괴가 심각하다는 일본 언론의 악의적 보도가 우리나라 여론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극우성향 산케이신문의 계열사인 석간후지는 지난 17일 ‘한국 경제악화로 치안붕괴, 박 대통령 개인 신변에 큰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이는 같은 계열사의 인터넷 뉴스사이트 자크자크(zakzak.co.jp)에도 실렸다.

석간후지는 “주가 폭락과 실업률 증가, 경제 파탄, 관광객 급감, 중소 금융기관 도산 등으로 한국에서 불만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부산 등 지방도시에서 실업자와 노숙자가 급증하고 치안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일부 청소년들은 무기를 들고 일본인 사냥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4명의 일본인 사냥단이 거리를 배회하며 독도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다. 무서워서 거리를 다닐 수 없다. 일부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탈출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한국에서 거주하는 일부 일본인들로부터 나왔다고 전했다.

교수로부터 역사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의 입장에서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는 간첩이다. 당국에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일본으로 도망쳤다는 한국의 일본인 유학생과 “희망을 찾지 못해 300만엔(약 3300만원)가량을 들고 필리핀으로 도주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는 한국인 기자 등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취재원들도 나열됐다.

이 매체의 황당한 보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1일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 발언 논란과 국가정보원이 대선개입 의혹으로 국정조사를 받는 상황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피살 사건과 비교하며 “최대 야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암살 위기까지 암시했다”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외사 담당 경찰 간부가 “박 대통령이 언제 암살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지만 해당 간부의 국적을 표시하지 않았다.

석간후지의 이 같은 보도 내용은 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해지면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 네티즌들은 “한국을 배경으로 작성된 일본의 판타지 소설”이라거나 “일본의 극우 신문은 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며 비판을 쏟았다. 한 네티즌은 “외교문제로 비화될 각오를 하고 보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해 다른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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