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많이 발전하셨네요” 남북 여자축구 감독의 남다른 우정

“축하합니다” “많이 발전하셨네요” 남북 여자축구 감독의 남다른 우정

기사승인 2013-07-22 00:03:01
[쿠키 스포츠] “승리를 거둔 북측에 축하의 말을 건넵니다.”(윤덕여 한국 여자축구 감독) “남측 여자축구 많이 발전했습니다.”(김광민 북한 여자축구 감독)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남북 대결을 벌인 양 팀 감독이 덕담을 주고받았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26분 김수연(24·스포츠토토)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전반 37분과 38분 허은별(FC 4·25)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해 1대 2로 역전패했다.

1990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축구에 선수로 참가했던 두 감독은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회견에서 김 감독에 대해 “남북통일 축구 때 같이 축구를 했던 친구다.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북한 여자축구가 세계적인 축구로 발돋움하도록 이끈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윤 감독은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며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점한 게 아쉽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2015년 캐나다 월드컵이다. 상대 팀이지만 배울 것은 배우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한다. 여자축구도 A매치가 활성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열린 회견에서 “우리 팀의 첫 경기로 우리 선수들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며 “날씨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육체적으로 피로했지만 조국을 위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 승리했다. 남은 경기에서 이겨서 우리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축구 외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윤 감독에 대해선 “1990년에 북남통일축구 때 평양과 서울에서 함께 뛰었고, 23년 만에 경기장에서 다시 만났다”며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경기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는 요청엔 “남측이 경기를 잘해 선제골을 내주고 선수들이 당황했는데 이후 두 골을 넣으면서 회복했다”고 대답했다. ‘북한에서 여자축구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가’라는 질문엔 “여자축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 선수들은 경애하는 원수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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