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78) 회장이 24일 낮 12시30분쯤 강원도 평창의 한 골프장 사우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회장은 휴가를 맞아 일행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행은 경찰에서 “골프를 마치고 함께 사우나에 있다가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 회장이 나오지 않아 종업원에게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36년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철제품 공장을 운영하던 부친 밑에서 5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소학교 3학년 때 ‘조센징’이라고 놀리는 일본인 친구들을 혼내주다 퇴학당했다. 1년 뒤 한국으로 돌아와 외가가 있는 대구 달성에 터를 잡았지만 부친이 앓아 누우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13세 때부터 가장 노릇을 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고려인삼산업사에서 외판원으로 일하며 한방보약인 ‘경옥고’를 팔았다. 3년 동안 일해 모은 돈 300만원을 갖고 63년에 광동제약을 창업했다. 73년 ‘거북표 원방 우황청심원’, 75년 ‘광동쌍화탕’ 등을 내놓으며 성공을 거뒀다. 2001년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건 ‘비타 500’을 시작으로 옥수수수염차 등을 출시해 국내 음료시장 판도를 뒤흔들기도 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매주 경기도 송탄공장을 찾아 사향, 우황 등 재료 품질을 직접 점검할 정도로 업무에도 철두철미했다.

최 회장은 제약산업과 기업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1996년) 등 훈포장을 받았다. 대한경영학회(2008년) 등 국내외 기관이 수여하는 경영인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저서로는 ‘뚝심경영’(2004)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