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서울대학교병원 노조가 오병희 신임 원장의 비상경영 돌입 선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병희 원장은 경영악화로 비상경영 돌입을 선포하면서 비진료부서 경비를 10% 줄이고, 심장뇌혈관병원 등 병원확장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신규로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융복합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일부 언론에는 2011년 8억원이던 서울대병원의 적자가 작년에는 287억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도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언론에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의료원 등 3개 병원의 적자는 사실 서류상으로만 적자이고 실제로는 흑자상태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의 경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적립한 520억이 고스란히 있는 것을 볼 때 오히려 수 백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서울의 빅5 병원들이 줄줄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하나같이 환자가 줄고, 영상장비 수가가 인하됐다는 등의 이유를 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후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도 수익감소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2010년 매출액은 1조1490억원이었고 2011년은 1조2659억원, 지난해에는 1조350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각각 10.1%, 6.5% 증가한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빅 5병원에서 줄어든 것은 입원환자 요양급여비 하나뿐인데 이 역시 외래환자와 입원환자를 합하면 지난해에도 늘어난 것이라며 빅 5병원에 대한 요양급여비는 지난 2011년 2조971억원에서 2조975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이후 작년까지 빅5 병원이 차지하는 요양급여비는 계속 증가했고, 빅5 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37.2%를 차지할 만큼 몸집을 불려왔고, 지금도 의료 외수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히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빅 5병원이 지금까지 이렇게 거대하게 성장하기까지의 과정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병원들이 수익을 늘이기 위해 비정규직 양산, 과잉검사, 의사성과급제, 비급여 확대등을 실시해 의료진 간 과도한 경쟁 등의 커다란 부작용을 낳았고 게다가 서울대병원은 빅5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며 계속적으로 병원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오병희 원장의 ‘융복합시설’ 등의 계획에 대해 “공사비 943억원이 소요되는 지하 6층에서 지하 1층의 첨단외래센터, 공사비 750억원 지하 5층에서 지상 4층의 심장뇌혈관병원, 건립 등에 2000억이 예상된다”며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새로운 병상을 더 짓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노조는 “이제 서울대병원은 더 이상 수익추구에 몰두하는 병원이 아니어야 한다”며 돈이 되지 않더라도 국민과 환자에게 표준진료로 신뢰받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이 ‘착한 적자’를 메꿔줘야 한다고 일침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이 적자가 나더라도 어린이병원을 운영해왔듯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병원측이 정부에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의 ‘비상경영’ 선포에 “각 부서별로 마른수건 쥐어짜듯 예산절감을 강요하는 것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우선 지금 경영상태가 어떤지 솔직하게 단체교섭에서 얘기하고 노동조합에 근거자료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의 빅 5병원과의 무한경쟁을 중단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서울대병원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