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한역도연맹이 국가대표 선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오승우(55) 역도 대표팀 총감독에게 1개월간 태릉선수촌에 출입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대한역도연맹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7월 31일 늦은 오후까지 김기동 실무 부회장, 이사진 등이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오 감독은 현역 역도 여자 국가대표인 A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 선수는 오 감독이 5월31일 태릉선수촌에서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자신을 추행,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최근 역도연맹에 제출했다.

오 감독은 “억울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곧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역도연맹은 사건을 조사할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김 실무 부회장을 비롯해 현재 고교 교사인 김철현 경기이사, 조석희 심판위원장 등이 조사위원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역도연맹은 오 감독이 선수촌에 출입하지 않는 1개월 동안 자세한 조사를 벌여 징계할 일이 있으면 정식 징계를 내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후 역도연맹이 여론의 비난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서 정작 피해자인 여자 선수는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역도연맹은 오 감독에게 선수촌 출입 금지를 요구하면서 정식 이사회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정식 징계가 아닌 만큼 오 감독이 연맹의 결정을 어기고 태릉선수촌에 출입한다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또 역도연맹은 남성으로만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리면서 여자 선수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길 수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