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식씨 사망 원인은 유비저균”… 국내 첫 사망 사례

“박용식씨 사망 원인은 유비저균”… 국내 첫 사망 사례

기사승인 2013-08-02 19:26:01

[쿠키 사회] 2일 오전 패혈증으로 숨진 탤런트 박용식씨의 사망 원인이 유비저(melioidosis·類鼻疽)균 감염 때문으로 확인됐다. 주로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국내 첫 사망 사례로 기록됐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사망자의 신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유비저균이 2010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66세 남자 환자가 지난 5월 유비저 유행 지역인 캄보디아를 한 달 정도 방문했고, 귀국 후 전신 무력감과 발열, 배뇨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바로 탤런트 박용식씨다. 박씨는 서울 경희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패혈증으로 숨졌다.

보건당국은 “사람 간 전파가 극히 드물어 진단 후 환자를 격리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 등 균이 처음 침투한 부위에 농양(고름)이 생긴다는 뜻의 유비저균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Burkholderia pseudomallei)’라는 학명의 그람음성 간균으로, 주로 열대지역의 흙이나 물에 널리 퍼져 있다. 호흡이나 상처가 난 피부 등을 통해 옮으며 수 일에서 수년의 잠복기를 거쳐 고름집과 함께 급성 폐·전신 감염, 만성 화농성 감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대부분은 결국 중증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은 40%에 이른다. 주요 유행지역은 태국 북부·말레이시아·싱가포르·미얀마·베트남·홍콩·캄보디아·대만·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의 열대·아열대 지역이다.

우리나라는 법정감염병 지정 후 박씨를 포함해 모두 세 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역학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되고 나서 국내에서 발병한 경우였다. 아직 이 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호주 북부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 흙을 만지거나 고인 물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신부전, 만성 폐질환, 기타 면역질환을 앓는 사람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