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골 결정력에서 기대를 가질 만한 선수들을 뽑았다.”

한국축구 대표팀의 홍명보(44) 감독이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골잡이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홍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페루와의 친선경기(14일 오후 8시·수원월드컵경기장)에 출장할 대표팀 명단(20명)을 발표하며 “동아시안컵 때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심했다. K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동아시안컵 때 드러난 문제점이란 부실한 골 결정력이다. ‘홍명보호’ 1기는 지난달 28일 끝난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모두 6명이다. 조동건(수원), 임상협(부산),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조찬호(포항), 이근호(상주)와 골키퍼 김승규(울산)가 그들이다. 김승규를 제외하고 모두 골잡이다.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골 결정력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홍 감독은 수비라인엔 눈에 띄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영권(광저우 헝다)만 뺐을 뿐이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조합은 동아시안컵에서 큰 문제 나타내지 않았고, 또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반면 공격라인엔 많은 변화를 줬다. 우선 “이번에 한번 봐야 할 시기가 됐다”며 이근호를 불렀다. 또 공격형 미더필더 임상협과 백성동에게 생애 첫 국가대표 ‘배지’를 안겼다. 홍 감독은 이들을 발탁한 데 대해 “임상협은 해트트릭(지난 3일 경남전)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고, 백성동도 꾸준히 지켜봤다. 둘 다 상대 수비를 파괴시킬 수 있는 탤런트(재능)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지난달 31일 강원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조찬호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조찬호와 임상협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각각 9골, 8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반면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이번에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 감독은 “김신욱이 들어오면 단순한 플레이가 된다”며 “새로운 공격 루트를 꾸준히 개발하고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이동국(전북)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박주영(아스날)에 대해선 “발탁을 고민한 적 없다”며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홍 감독은 언제까지 ‘옥석 가리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년 5월 최종선발까지 선수들을 경쟁시킬 생각이다. 9월부터 해외파 선수들을 불러들일 것이다”고 대답했다. 이어 “내년 5월까지 플랜을 다 짜 놓았다. 내 눈은 브라질에 가 있다. 어려운 시기가 오겠지만 그때 우리가 계획한 것을 흔들림 없이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명보호’ 2기는 12일 수원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 소집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