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영화 ‘설국열차’에서 중요 소품으로 등장하는 단백질 블록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국내 유명 제과업체 요청으로 포털사이트가 네티즌의 글을 게시 중단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네티즌 A씨는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설국열차 감상을 블로그에 올렸다 게시중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게시중단 요청자는 H제과로 설국열차에 나오는 단백질 블록을 영양갱, 혹은 연양갱으로 표현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제품을 혐오식품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A씨는 “‘연양갱을 보면 그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 극장을 나오는데 마침 연양갱을 맛있게 먹고 있는 꼬마가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라고 짧게 감상평을 썼는데 글 쓸 때 조심해야 될 것 같다”라고 적었다.
‘설국열차’에 등장하는 단백질 블록은 꼬리 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배급되는 유일한 식량으로 모양이 양갱을 연상케 한다. 단백질 블록의 주 원료가 밝혀지는 순간은 영화의 주요 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단백질 블록은 ‘설국열차’ 개봉 당일부터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영화 보기 전 미리 양갱을 챙겨가서 먹으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양갱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양갱 매출 오르겠다’ 등의 반응이 쇄도했다. 한 유명 잡지는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직접 양갱을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H제과의 게시중단에 대해 ‘어차피 젊은 사람들은 잘 먹지도 않는데 마케팅 효과를 따져야지’, ‘정말 어이가 없다’, ‘엄청나게 홍보가 되고 있다는 것도 모르나’, ‘소비자들이 영화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보는 듯’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H제과 측 관계자는 “수백 건의 글 중 (자사 제품을) 아주 부정적으로 표현했거나 직접 제품 사진을 올린 몇 건에 대해서만 게시중단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