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철탑농성 296일만에 철수, 14일부터 전면파업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철탑농성 296일만에 철수, 14일부터 전면파업

기사승인 2013-08-08 21:27:01
[쿠키 사회] 296일간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송전철탑 고공농성이 마무리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의 전 조합원 최병승, 사무국장 천의봉씨가 8일 오후 1시 30분쯤 송전 철탑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7일 농성에 돌입했었다.

이들은 ‘현대차 내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높이 50m의 송전 철탑 23m 지점에 난간과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해왔다.

이들은 철탑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려왔다고 해서 (정규직화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지회도 회견에서 “철탑농성으로 우리 사회에 ‘불법파견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불법파견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각인시켰고,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기업의 면모도 보여줬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 지부(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지부가 주체라는 생각으로 비정규직 지회와 함께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희망버스 기획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농성이 해제됐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오는 31일 울산 방문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공표했다.

농성해제 기자회견에는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과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등 5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경찰은 회견이 끝난 후 최씨와 천씨를 미리 준비한 승합차량에 태워 울산 중부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의사 검진을 받은 후 곧바로 조사를 벌였지만 천씨는 요통과 다리 통증이 심해 조사 중간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48시간 동안 조사를 벌인 뒤 업무방해 협의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씨와 천씨는 2010년과 지난해 각각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비정규직회는 이날 농성해제 시점에 맞춰 조합원을 결집시키기 위해 오전 11시 3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오는 14일에는 전면파업을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사내하청 노조가 특별협의를 통해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또다시 파업을 선택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차와 비정규직 지회는 이들의 농성 전후 수차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특별협의를 열었지만 사측의 ‘사내하청 근로자 3500명의 신규채용안’과 노조 측의 ‘직접 생산공정과 관련한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노조 추산 7500명)의 정규직화안’으로 맞서며 갈등을 빚어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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