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주말마다 열고 있는 국민보고대회에 대해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며 결기를 나타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 대해선 “변한 게 없다”며 “대통령의 알현을 앙망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보고 만나달라고 광장에다 텐트 친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에 대해 “민주주의, 민생을 움켜쥐고 나가고 있고 정당혁신 정치혁신에 대해서도 꾸준히 하나하나 성과를 내왔다고 자평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외투쟁과 관련, “장외투쟁이 아니라 원내·외 병행투쟁”이라며 “다만 지금 우리는 장외 쪽에 평소보다 상당한 무게를 두고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서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회를 내팽개치고 밖으로 나간 분은 야당 대표 시절의 박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두 차례 실시한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큰 규모의 대국민보고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그간의 성과로 당의 ‘을(乙) 지키기’ 활동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을 꼽았다. 특히 전 당원 투표로 정당공천을 폐지한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강경파에 이끌려 장외투쟁에 나섰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선 “당내 모든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고 그 가운데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바라고 생각되는 결단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날은 김 대표의 부친인 고(故) 김철 통일사회당 대표의 기일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부친의 일기 중 한 대목인 ‘주어진 현실의 여건 위에서 실현할 수 있는 한계까지 달성한다면 우리들은 각자 자기 생애의 역사적 진실 살았다고 할 것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총칼에 맞서 싸운 아버지에 비하면 김한길은 행복하다. 이 정도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국회의원 연금 폐지,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 정치 혁신을 이끌고 ‘을 지키기’ 활동을 통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입법했다는 점은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 등에서 기민한 대응이 부족하고 호재 국면에서도 수세에 몰렸다는 비판도 받는다. 또 이 과정에서 지도부와 친노(친노무현)·강경파와의 이견이 노출되는 등 계파정치의 부작용도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