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유럽여행을 떠난 한국인 여성이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한인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민박집 주소가 2년 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던 곳과 일치한다는 글까지 오르자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다.
12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믿었던 한인민박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글을 올린 A씨는 “로마를 여행 중인 친한 친구 2명 중 한 명이 지난 4일 새벽 4~5시 사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한 명은 목격자(B)이고 다른 한 명은 피해자(C)”라고 적었다.
A씨는 먼저 목격자인 친구 B씨가 다른 배낭여행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을 복사해 게시했다.
B씨는 글에서 “리뷰숙소에도 나와 있는 유명한 로마의 D민박집에 자정쯤 들어가니 주인 남성(E)이 맥주를 마시자고 했다”며 “난 피곤해 그냥 잤고 제 친구(C)가 다른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러 나갔다”고 적었다.
B씨는 사고 당일 오전 4시쯤 주인 남성 E씨와 C씨가 함께 들어오는 걸 보고 다시 잠이 들었다고 했다. B씨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친구 C를 침대에 눕히고 저도 곧 잠이 들었지만 조금 뒤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잠에서 깼다”며 “침대 아래에 친구 C가 떨어져 있고 켜두었던 등도 꺼져 있었으며 주인 E씨가 친구 C의 바지를 반쯤 벗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B씨가 어떻게 들어왔느냐고 놀라서 묻자 “E씨는 ‘불이 켜져 있어 꺼주려고 들어 왔는데, C씨가 침대 밑에 있어 들어 올리려다가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친구 C가 술에 취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함께 술자리를 가진 다른 여행객들도 E씨가 민박집으로 돌아와 건넨 와인을 받아 마신 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E씨가 술에 약물을 타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도 적었다.
B와 C는 그러나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고 일단 D민박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억울해 했다.
A씨는 E씨가 B씨측에 전화해서 고발글을 삭제해달라고 사정했으며 당사자인 C씨측에도 변상할 일이 있다며 연락을 취했다고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성추행 당사자인 C씨의 글도 함께 올렸다.
C씨는 “E씨가 평소에도 음담패설을 자주 했다”며 “술에 독을 탔든 타지 않았든 E씨가 새벽 여자 둘이 묵는 방에 들어와 내 바지를 벗긴 행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E씨는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둥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글이 여행 전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문제의 D민박집 주소지가 몇 해 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민박집과 일치한다며 E씨가 민박업소명만 바꿔 계속 성추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D민박 관련 인터넷 사이트로 몰려가 잇따라 환불요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