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쌍끌이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정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 영화는 지난달 31일 개봉 직후부터 계급 투쟁,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결 구도 때문에 끊임없이 정치색 논란에 시달렸다. ‘설국열차’가 국내 정치 현실을 떠나 수많은 상징 코드로 관객들을 궁금케 하고 있다면 ‘더 테러 라이브’는 아예 청와대와 경찰청장 등을 노골적으로 등장시킨다.
‘더 테러 라이브’는 세제개편안을 주제로 한 라디오 방송에서 과도한 전기세를 지적하는 청취자가 마포대교를 폭파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당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제 개편안 원점 재검토 지시와 맞물려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는 ‘극장에서 보다가 도입부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기막힌 우연’, '대통령도 영화를 보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설국열차’는 주인공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의 존재와 결말을 놓고 보수, 진보 양측 진영이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정 정치인들이 직접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물론 성장과 분배 등 해묵은 경제 논쟁에서부터 국정원 정치 개입과 촛불집회 등 사회적인 이슈를 섞은 리뷰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속 담겨 있다는 상징 코드만을 모은 게시물이 트위터에서 무한 리트윗 되고 있을 정도다. 봉준호 감독은 개봉 직후 인터뷰에서 “‘설국열차’는 노골적인 정치 영화”라고 밝혔다.
두 영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도 뒤따른다. 일부 영화 팬들의 ‘정치적으로 과잉 해석하는 문화가 문제’,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것까지 무리하게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흥행을 위해 묘한 정치 마케팅을 한다’ 등의 의견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정치 논쟁으로 인한 입소문에 힘입어 두 영화는 이번주 나란히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설국열차’는 700만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고 ‘더 테러 라이브’는 500만 고지를 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