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는 어떻게 기업을 해외로 내몰았나

강성노조는 어떻게 기업을 해외로 내몰았나

기사승인 2013-08-14 17:02:01
[쿠키 경제] 최근 10여년간 현대·기아자동차의 노사 갈등은 귀족·강성 노조가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노조는 2000년 이후 2007년과 2009~2011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파업을 했고, 사측은 그 사이 해외 공장을 잇따라 지었다.

◇해외생산이 국내보다 많아=현대·기아차는 노조의 이번 파업 결의에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해외공장을 더 가동시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사측이 과거에 비해 ‘자신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생산의 글로벌화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해외 공장 생산이 국내 생산을 추월했다. 2011년 국내생산 52.5%(347만여대), 해외생산 47.5%(314만여대)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국내 49.0%(349만여대), 해외 51%(363만여대)가 됐다. 체코(2008년) 미국(2009년) 러시아(2011년) 중국(2012년) 브라질(2012년) 등지에 잇따라 공장을 지으면서 해외 생산량이 껑충 뛴 것이다.

노조의 특근 거부로 국내 생산에서 차질을 빚은 올 상반기에는 해외 생산 비중이 54.3%로 더 높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14일 해외공장 건설이 꼭 노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에 맞게 맞춤형 생산을 할 필요가 있고, 자국서 생산된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도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파업 위협이 해마다 계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공장은 회사 입장에서 좋은 ‘무기’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30만대 규모의 중국 3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노조의 극한투쟁이 계속되면 해외 공장 건설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기업의 해외 진출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국내총생산과 일자리가 줄어든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강성 노조를 피해 해외에 공장을 늘려 결과적으로 자국 경제를 망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업시 피해 규모는=현대·기아차 노조는 조합원의 임금손실이 많고 사회적 비난이 거센 전면파업보다 부분파업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야 4시간의 부분파업(총 8시간)을 5일간 실시할 경우 생산차질은 2만9000대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의 하루 생산량이 약 1만2000대(현대차 7000대, 기아차 5000대)이기 때문이다. 매출에서는 약 5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미 올 봄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8만3030대, 1조7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상태다. 여기에 협력업체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차를 주문한 고객은 출고까지 기다리는 시간까지 더 길어질 수 있다.

지난해는 20일간 파업으로 현대차의 경우 8만2088대의 생산차질과 1조7048억원의 매출손실이 생겼다. 기아차도 생산차질 6만2890대, 매출손실 1조348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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