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영화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원작자들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봉 감독은 15일 오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영화 ‘설국열차’ 스페셜 대담에서 만화 원작자들과 7년 째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봉 감독은 2006년 칸국제영화제로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원작자인 밴자맹 르그랑과 장마르크 로셰트를 만나게 됐다. 이 두 사람은 ‘설국열차’의 원작인 동명 만화의 글과 그림을 각각 담당했다.
봉 감독은 “셋이 만난 지 7년 정도 됐다. 2006년 영화 ‘괴물’로 칸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밴자맹은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이었다. 다음 작품으로 예정된 ‘설국열차’의 원작자여서 내 영화를 싫어하시면 어쩌나 긴장했는데 다행히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전화로만 연락을 주고받다 칸 영화제가 끝난 후 파리로 넘어가 장마르크 로셰트 작업실을 방문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광이었기 때문에 실제 원화 터치가 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중 하나를 주셨는데 반지를 손에 넣은 골룸처럼 기뻐하면서 한국에 돌아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설국열차 원작자 로세트는 “봉준호 감독이 우리를 선택했다.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을 보며 영화의 완성도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1990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프랑스 감독의 영화화 제의가 있었지만, 당시 설국열차 1편 원작자인 자크 로브가 영화화를 거절해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기술력으로는 설국열차의 이미지를 완전히 살려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 ‘설국열차’는 1970년대부터 자크 로브(시나리오)와 알렉시스(그림)의 구상으로 시작됐다. 알렉시스가 1977년 세상을 떠난 후 장마르크 로셰트(그림)가 뒤를 이었다. 1984년 1권이 출간됐고 2, 3권은 1990년 자크 로브도 사망하면서 뱅자맹 르그랑(시나리오)의 손을 거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