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2007년 12월부터 서울 갈현동에 A선교원을 열고 한의사를 사칭해 진맥·진찰을 했다. 이들은 이번달 12일까지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신도와 환자 약 2800명을 진료하고 곡식환을 처방해 총 10억여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기장, 수수 등으로 제조한 곡식환이 위, 심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며 허위광고를 해왔다”며 “식품제조업 등록 없이 곡식환을 만들어 팔면서 성분, 제조일자 등의 표시사항도 지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생산 단가 만원인 2주 분량의 곡식환 한 봉지는 6만원에 판매됐고, 해외선교, 미자립교회를 위해 쓴다던 수익금은 보험금이나 카드대금 지불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에는 A대 자연치유학과, B대 한의학 박사, 한의원 28년 운영 등 오씨의 가짜 경력이 올라와있지만, 오씨는 무면허로 한의원을 열고 진료한 혐의로 2004년 징역 7월을 선고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 등은 그러나 “질병 상담을 하고 곡식환을 나눠주는 봉사를 했고 신도들이 감사의 뜻으로 헌금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은 진료기록부까지 만들어 환자들을 관리한데다 6만원, 12만원 등 입금된 금액이 일정해 헌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거 당시에도 환자 대부분이 목사를 맹신하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