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최고위층 속전속결 세대교체… 70代 당비서→60代 부부장 ‘권력 이동’

[단독]北, 최고위층 속전속결 세대교체… 70代 당비서→60代 부부장 ‘권력 이동’

기사승인 2013-08-20 05:13:00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대적인 최고위층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권력의 중심이 70대 노동당 당 비서들로부터 60대 초중반의 부부장급(우리의 차관에 해당)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필두로 이 같은 권력 변동이 진행 중”이라면서 “노동당 내 최고위직인 각 분야 당 비서에서 그 아래급인 60대 부부장들이 김정은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의 세대교체가 완료될 경우 북한 권력층은 ‘김일성 시대’의 원로·혁명세대와 ‘김정일 시대’의 선군(先軍)사상세대를 거쳐 60대 테크노크라트(기술전문관료)세대로 이동하게 된다.

이 소식통은 “서류 보고를 중시했던 아버지와 달리 김정은은 현장에서 직접 실무를 챙기는 업무 스타일”이라며 “이미 늙어 보고서로만 상황을 보고받는 당 비서들보다 의욕적으로 현장을 챙길 수 있는 부부장들을 신임하는 분위기다. 김정은이 현장 지도를 권력교체를 위한 일종의 현장 면접으로 활용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현장 지도에 항상 동행하는 노동당 및 내각의 부부장급 인사들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이들이 관련 분야의 실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소식통은 또 “김정일 시대에 탄탄한 권력기반을 다져놨던 70대 당 비서 및 군 원수급 원로들은 이미 실질적인 권한을 모두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력이동 속도가 의외로 빠른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공식 직위는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30년 이상 북한 최고 지도부를 형성했던 당 비서들을 한꺼번에 물러나게 할 경우 일부 권력층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달 초 잠적설이 광범위하게 유포됐던 박도춘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케이스를 대표적인 세대교체 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전승기념일(7월 27일) 행사에 불참하는 등 3개월째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박도춘은 나이가 69세이지만 지병이 심해 김 제1위원장의 현장지도 수행이 불가능했고, 이로 인해 실질적인 교체 상태에 놓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도춘은 여전히 비서 직함은 유지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올 들어 북한군 군단장의 절반 이상을 교체한 것도 세대교체 징후로 간주된다. 70대 노장파 전원이 사실상 뒷선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60대 초반의 군 장성으로 채우고 있다.

70대 당 비서로는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만이 유일하게 김 제1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의 ‘현장 중시’ 통치 스타일을 간파해 단 한번도 빠짐없이 현장지도에 동행하는가 하면 개성공단 사태 등에도 적극 개입해 실무에 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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