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22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악플러를 처벌해주세요’란 제목의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1만명 서명 목표로 시작된 청원에는 열흘 만에 목표치의 24%인 2500여명이 서명했다. 서명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가 별세한 지난 11일 시작됐다. 이날 할머니의 부음 기사에는 ‘창녀’ ‘더러운 여자’ 등 모욕적인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비수를 꽂은 악플에 공분했다. 청원을 발의한 네티즌 ‘열매달’은 “소녀의 인생을 무참히 밟아버린 일본이 만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익명성에 숨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제 나라에 침을 뱉는 악플러들이 제재 받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청원 취지를 적었다.
정치권도 나섰다. 민주당 홍익태 의원은 일제침략사를 부정하는 행동을 처벌토록 하는 법률안을 마련하고 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일간베스트 등의 사이트에 일제침략사를 부정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며 “법적 제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이 할머니 유족들이 악플러들을 고발해 상황을 주시중”이라며 “악플이 달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대협은 2011년 유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쓴 일본 유학생을 고발했다가 사과를 받고 취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