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강재섭 전 대표도 종북세력이냐” 이석기 액자 글귀 ‘이민위천’ 논란 증폭

“그럼 강재섭 전 대표도 종북세력이냐” 이석기 액자 글귀 ‘이민위천’ 논란 증폭

기사승인 2013-08-29 16:50:01

[쿠키 정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집 현관에 걸린 액자 속 글귀 ‘이민위천(以民僞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 글귀가 북한과의 연계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판단하고 있지만, 평범한 사자성어를 근거로 ‘종복’을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29일 이민위천 글귀가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좌우명과 같다는 점을 근거로 이 의원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민위천이란 ‘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사마천의 중국 역사서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일성은 1992년 4월 발행된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이민위천은 나의 지론이고 좌우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13일 개정된 북한 헌법 서문에도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으시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2012년 5월 9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소식을 전하며 “위대한 장군님의 이민위천 숭고한 뜻을 이어가시는 김정은 동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채널A도 29일 ‘돌직구쇼’ 등에서 “기자가 지난해 이 의원집을 갔다가 이민위천 글귀를 보고 ‘이 의원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라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인터넷에 “저 정도면 내란 음모는 물론 경찰서를 털어 공격할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이 의원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추종했다고 단정 짓고 맹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한자성어만으로 종북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많다. 네티즌들은 2007년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신년사에서 이민위천이라는 글귀를 사용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강 전 대표는 당시 신년사에서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이민위천의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근거로 “이민위천이 종북 증거라면 강 전 대표도 종북 세력이고 사마천도 종북 세력이냐”라거나 “단순히 사자성어를 놓고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다간 오히려 여론의 역공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9일 통합진보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저에 대한 혐의내용 전체가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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