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U 감정사전] 몸 - 반혁명에 웅크리다
의식은 앞서 나가나 내 의식을 담은 몸은 1970~80년대라는 오래된 주거 공간에 있습니다. 의식이 해방됐어도, 몸이 현실에 속박 당하거나 안주하기 때문이죠.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습니다. 의식의 해방을 누려야 할 청년세대는 짓눌려 있습니다. 반면 반혁명에 성공한 연어 세대의 몸은 해방을 맞았습니다. 70년대 입었던 제복을 입고 군가를 부르며 무리를 짓습니다.
그 연어세대는 확성기를 올린 마이크로버스로 ‘아,아 잊으리랴 어찌 우리 그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하는 ‘6.25 노래’를 내보내며 거리를 활보합니다.
내 몸의 집은 게딱지 속처럼 협소합니다. 웅크려도 좁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notes 최수앙 작 ‘Reflection’. ‘최수앙 개인전: Fake Plastic Trees’ 2013년 9월5일~10월5일.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캔(02-766-7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