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 박근혜&박정희 투데이] 9월9일, 하달과 소통 그리고 막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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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통령 모두 신문 1면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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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년도 예산부터는 종래의 재정자금 융자를 금융자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감사원에 의해 감사원에 의해 지적된 불합리하고 낭비적 요소를 배제, 불필요하고 필요 없는 보조금을 과감하게 삭제하라”고 당부했다.
이석제 감사원장으로부터 보조금 감사결과를 받고서 한 얘기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날 덧붙여 “산림정책을 편 후 처음 맞는 겨울이므로 농촌연료대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내무부가 각 시도지사에게 세부지침을 하달해 틀림없이 집행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8일자(73년 9월9일은 일요일이라 신문 휴간) 동아일보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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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9일자 대개의 일간지 1면에 ‘한복 패션쇼 무대에 오른 박대통령’이란 기사로 나왔다. 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름다운 동행, 멋진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를 참관한 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 위로 걸어 나오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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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이야 모든 것이 ‘하달’했으므로 ‘소통’ 통로가 없었다. 지시를 충실히 이행해야 했다.
그러나 2013년은 인터넷이란 사이버 공간 속에서 소통이 가능하다. 세상 좋아진 셈이다. 한데 박근혜 대통령 한복 사진 기사에 달린 댓글이 가관이다. ‘국위 선양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품격 떨어진다’ 등으로 극과 극의 시각을 보인다. 대통령선거 지지율 51대49의 논리는 어디 가나 흑 아니면 백이다. 중간지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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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나친 댓글처럼 패션쇼 모델로 나간 것이 아니다. 인사말 하러 나갔다. 한데 언론들이 ‘느낌 아니까’ 패션쇼 모델처럼 비치게 보도했다. ‘하달’이어도, ‘소통’이 되어도 국민은 미디어에 홀려 막춤을 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