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억지 사과” 對 “지켜 볼까”… 기성용 복귀에 엇갈린 여론

[친절한 쿡기자] “억지 사과” 對 “지켜 볼까”… 기성용 복귀에 엇갈린 여론

기사승인 2013-09-30 17:14:01


[친절한 쿡기자] 지금 인터넷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기성용(24·선덜랜드)이 막말 파문 3개월여 만에 축구대표팀으로 복귀하자 축구팬 사이에서 의견이 충돌한 겁니다. 홍명보(44) 대표팀 감독은 복귀의 조건으로 사과를 전제했지만 여론은 “억지로 하는 사과로는 악순환만 반복할 뿐”이라는 입장과 “월드컵을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입장으로 나뉘었습니다.

홍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10월 A매치 데이에 연이어 열리는 브라질(12일 서울), 말리(15일 천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차출한 25명의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번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성용의 합류였죠.

기성용은 지난 7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비밀계정에서 최강희(59·전북 현대) 전 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난 글을 몰래 작성한 사실을 들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기성용의 계정에는 “고맙다.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뛰는데 대표팀으로 뽑아줘서… 우리(해외파 선수들)를 건들지 말았어야 했다. 다음부터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는 내용의 글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모두 최 전 감독을 향한 기성용의 비난과 조롱이었죠.

기성용은 이후 3개월간 대표팀으로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축구계는 물론 축구팬들로부터 괘씸죄에 걸린 겁니다. 지난 3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이 기성용의 마지막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백은 6개월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홍 감독이 지난 6월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세 달 만에 기성용을 차출하자 여론은 엇갈렸습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승3무2패로 부진한 대표팀을 재건하고 내년 6월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반성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과에 진정성을 담지 않으면 복귀한 대표팀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나뉘었습니다. 이른 면죄부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과 막말 파문에서 직격탄을 맞은 최 감독의 입장을 우려하는 여론도 많았지만 사과의 내용과 방식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습니다.

아마 홍 감독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 겁니다. 홍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영국 출장 중 기성용을 만나 진심으로 대화했다. 본인도 많은 반성과 후회를 하고 있다”며 “축구팬들이 품은 반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팬들에게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먼저 하라고 기성용에게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론의 포화를 온몸으로 막으면서 기성용에게 손을 내민 겁니다. 이제 남은 것은 기성용의 몫입니다. 홍 감독의 손을 잡을지 뿌리칠지는 기성용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기성용은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될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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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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