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관련 질환으로 발전 가능… 적절한 치료 통해 장기적인 합병증 줄여야
[쿠키 건강] 부서 막내인 이모씨(27)는 상사, 선배의 눈치만 보다 결국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대신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계획, 속상한 마음도 치유하고, 동남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신나는 물놀이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던 이씨.
하지만 바닷가에서 사무실로 돌아온 후 저 ‘아래’에 불편한 느낌 때문에 도저히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 속옷이 젖을 정도의 많은 양의 냉 때문에 하루에도 두세 번씩 속옷을 갈아입고, 계속되는 간지러움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고역이다. 동료들은 아직도 휴가 후유증에서 못 벗어나고 있냐고 농담을 건네지만, 당사자인 이씨는 원인 모를 불편함에 말도 못하고 그저 죽을 맛이다.
질염은 질 분비물, 냄새, 배뇨통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 감염으로 즐거운 휴가를 보낸 뒤에 여성에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다.
◇여성 4명 중 3명, 일생에 한번 경험하지만 ‘질염=질환’이라는 인식은 적어
질염은 대부분의 여성이 일생에 한두 번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이 중 칸디다성 질염의 경우, 질 주의가 빨갛게 부어오름과 동시에 가렵고 따끔거리거나 으깬 두부 같은 덩어리 형태의 희거나 약간 노란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 또한 배뇨 시 동통, 부종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속옷이 젖을 정도의 많은 양의 냉은 질염 증상을 가진 여성이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며, 그 외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가려움’과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가장 불편한 증상으로 꼽힌다.
이렇게 흔하고 불편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성이 질염의 증상을 인지해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증상을 겪은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8%의 응답자가 질염 관련 증상이 생겨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무슨 증상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또는 ‘그냥 둬도 없어질 것 같아서’로 응답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식 부족한 만큼 잘못된 대응 많아…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자가치료제로 치료 가능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여성들은 질염에 대해 잘못된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하려는 생각에 세정제를 구입하여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질염의 원인균을 막아주는 몸에 좋은 다른 균들까지 살균시켜 질의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좌훈, 소금물 등 민간요법을 쓰거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같은 방법은 질염의 적절한 치료법이 아니다.
질염을 계속 방치할 경우 장기적인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질염에 걸렸다면 간접적인 대응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혼이라 산부인과 방문이 꺼려지거나, 바쁜 업무로 짬을 내기 어려운 직장여성이라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자가치료제를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카네스텐 원 질정이 있는데, 한 번의 질정 삽입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