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소) 옆에 묻어 달라.”
한국 독립영화 최고 히트작 ‘워낭소리’에서 누렁이의 주인으로 나왔던 최원균씨가 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최씨는 2009년 1월 개봉한 영화 ‘워낭소리’에 출연해 수십 년간 가족처럼 지내온 소와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소와 함께 논밭을 일구는 할아버지의 순박한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노인과 늙은 소의 외로운 삶을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는 당시 296만 명을 모으며 독립영화 최대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년 전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으며 최근까지 투병생활을 해 왔다. 고인은 경북 봉화의 한 시골 마을에서 일생 평범한 농부로 지내오다 ‘워낭소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고인은 폐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도 영화에서처럼 논밭을 다니며 일손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워낭소리’를 연출한 이충렬 감독은 이날 “안타깝고 애통하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신 만큼 하늘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배우 임창정도 자신의 트위터에 “영원히 우리 주위에서 미소짓게 만드실 것같았던 분이… 선생님, 저도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감사했습니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고신의 시신은 유언에 따라 죽은 소의 무덤에서 60m 가량 떨어진 봉화군 상운면 하늘리 워낭소리 공원에 안치된다. 빈소는 봉화해성병원이며 발인은 4일 오전 9시다. (054) 674-0015
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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