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에게, 왜!” 황산테러 6살 태완이 사건, 인터넷 분노

“어린아이에게, 왜!” 황산테러 6살 태완이 사건, 인터넷 분노

기사승인 2013-10-14 10:58:00

[쿠키 사회] “태완이 사건을 보고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분노를 느꼈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6살 어린이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13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황산 테러로 숨진 김태완(당시 6세)군의 이야기를 다루자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숨진 김군과 가족이 겪은 아픔을 함께 하며 공소시효를 겨우 7개월 앞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사건은 1999년 5월20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효목동 골목에서 벌어졌다. 당시 학원으로 가던 김군에게 정체불명의 남성이 다가와 검은 비닐에 담겨 있던 황산을 김군 얼굴에 붓고 달아났다. 김군은 얼굴은 물론 전신의 40~45%에 3도 화상을 입고 두 눈을 잃었고, 고통에 시달리다 49일만에 숨졌다.

당시 끔찍한 범행 수법에 온 국민이 치를 떨었다. 범인은 황산을 멀리서 뿌리지 않고 김군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입을 벌리게 한 뒤 황산을 들이 부었다. 황산이 김군의 식도와 몸속을 태웠다. 김군은 사망 전 범인을 치킨가게 아저씨라고 지목했으나 지목당한 사람이 무고를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방송은 사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김군 가족들의 주장과 함께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방송사 홈페이지 게시판과 유명 커뮤니티, 트위터 등 SNS에는 ‘태완이 사건’에 대한 글이 쇄도했다. 14일 오전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황산테러’가 오르내리기도 했다. 특히 김군의 모친 박정숙씨가 당시 병상을 지키며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린 병상일지가 네티즌들을 울렸다.

일지에는 생존 확률이 희박한 상황에서도 놀라울 정도의 강한 정신력으로 의연하게 버텨낸 김군과 범인을 잡아주지 못하고 아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병상일지를 본 네티즌들은 “글을 읽으며 눈물을 얼마나 쏟았는지 모르겠다. 부디 김군이 편히 쉬길, 부디 범인이 잡혀 죗값을 치르길…”이라거나 “방송을 보고 밤새 가슴이 아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슬퍼했다. 네티즌들은 또 “당시 지목된 용의자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철저한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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