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서울이 상대할 팀은 중국의 맨체스터 시티라 불리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FC(광저우)다. 광저우는 중국 부동산 재벌인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신흥 강호다.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광저우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을 선임해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양 팀 모두 첫 우승을 노리는 이번 매치의 관전 포인트는 외국인 선수 대결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데몰리션 콤비’ 데얀과 몰리나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 데얀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K리그 클래식 22경기 10득점으로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팀 내 최다 득점(5골)을 기록 중이다. 몰리나는 2010년 성남이 우승했을 때 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무릎 부상을 당한 아디의 출장 가능성은 반반이다.
광저우의 외국인 선수들은 화려하다. 남미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다리오 콘카,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엘케손 그리고 이번 대회 12경기에서 13골을 터뜨린 무리퀴는 광저우 공격의 시작이자 끝이다. 광저우는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16강에서 4강까지 전승 행진을 벌였다. 특히 광저우는 4강전에서 외국인 3인방을 앞세워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을 1, 2차전 합계 8대 1(4대 1승, 4대 0승)로 침몰시키는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했다.
서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중국의 장쑤 순톈을 상대로 2승을 거뒀고, 2003년 이후 중국 클럽을 상대로 3승2무1패를 기록하는 등 중국 클럽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광저우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객관적으로 광저우가 유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그 점이 우리 선수들의 본능을 자극할 것”이라며 “우리는 순수한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다. 광저우가 많은 투자를 했지만 축구는 손이 아닌 발로 하는 스포츠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다”고 전의를 다졌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한·중간의 클럽 대결은 총 54차례 펼쳐졌고, K리그 팀은 30승11무13패로 중국 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결승 2차전은 11월 9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