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뇌 사진만 보지 말고 사람 관계를 봐라.”
IMC게임즈 김학규(40) 대표가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게임중독법)을 지지하는 정신과 의사들에게 날선 목소리를 보냈다.
게임을 마약, 도박, 알코올과 함께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인 이 법안은 업계와 게이머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김 대표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이 중독적인 이유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속에 다른 사람 때문이라는 걸 몰라서 정신과 의사란 사람들이 저러고 있나”라며 “싱글게임에 중독적 요소를 넣어봐라, 중독이 되나. 행위중독이라는 것들의 본질은 결국 사람중독이다. 이 사람들아”라며 불쾌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인간관계에는 중독적 속성이 있다. 우정도 사랑도 권력추구도 끝이 없고 만족도 없다”라며 “인간만큼 위험한 존재도 없다. 철없는 여중생들에게 맘껏 아무나하고 채팅하게 해봐라, 당연히 위험하지. 근데 그게 사람끼리 얘기하는 걸 막을 근거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테크놀로지 중독 운운하는데 테크놀로지가 아닌 테크놀로지에 의해 연결된 ‘타인과의 관계’에 중독되는 거다. 아무리 트윗, 페이스북, 카카오톡에 글자를 쳐 넣어도 타인의 반응이 전혀 없다면 중독이 되겠냐, 안되겠냐”라며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 된 이상 타인 간의 관계는 막을 수가 없는 거고 그러면 자연히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이유가 생기고 예기치 못한 이벤트도 생기는 거다. 도박은 타인과 관계없이 현금으로 보상을 준다. 근데 똑같이 행위중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정신과 의사님들! 인간 한 명의 뇌사진만 들여다보지 마시고 인간들의 관계망을 들여다보시도록. 거기에 나올 것이 더 많소이다”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게임중독에 빠져 부모를 폭행하고 선생조차 손을 못 대는 아이를 국가가 법을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게 뭘 말하는 건지 삼청교육대 빼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트윗은 해당 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신의진(사진) 의원과 법안 초안 마련의 주도적 역할을 한 기선완 박사(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기획홍보실장)의 견해를 반박하는 것이다.
기 박사는 11일 한 인터넷매체가 마련한 대담에서 “중독은 크게 알코올·마약 중독 같은 ‘물질 중독’과 도박 같은 ‘행위 중독’으로 나뉜다. 행위 중독은 예기치 못한 보상을 줄 때 나타나기 쉬운데 게임 중에서도 어떤 게임은 예기치 못한 보상을 잇달아 주면서 도박처럼 몰입하게 만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기 박사는 “실제로 이런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의 뇌 사진을 찍어 보면 물질 중독에 빠진 환자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신 의원은 “한 아이가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니까 컴퓨터를 발로 차고 난리가 났고 보다 못한 엄마가 그걸 말렸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옆에 있던 야구방망이로 엄마를 두들겨 패서 엄마 갈비뼈가 모조리 부러졌다”면서 자신의 과거 치료 경험을 들어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