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최고의 밴드로 평가받는 들국화가 돌아온다. 6일 발매되는 새 음반 ‘들국화’를 통해서다. 앨범은 지난 10월 세상을 뜬 드러머 고(故) 주찬권의 유작이자 전인권(59·보컬) 최성원(59·베이스) 주찬권 등 원년 멤버 3명이 27년 만에 다시 뭉쳐 만들어낸 작품이다.
2일 미리 들어본 들국화 신보는 이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드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었다. 음반엔 신곡과 리메이크곡, 들국화의 히트곡 등 총 19곡이 담겼다. 들국화 팬이라면 전인권의 목소리와 담백한 연주,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노랫말 등에서 큰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듯하다.
앨범에서 눈길을 끄는 곡 중 하나는 ‘노래여 잠에서 깨라’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원래 자리를 찾은 들국화 멤버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노래여 잠에서 깨라/ 노래여 잠에서 깨라/ 봄이 오는 소리 오직 너만을 난 기다려 땅에서 싹이 필 때마다/ 네가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네가 다시 나를 느낄 수 있게/ 노래여 잠에서 깨라.’
최성원이 고(故) 주찬권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듀엣곡 ‘들국화로 필래(必來)’로 묘한 울림을 준다.
두 사람은 통기타 반주에 맞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 같이 노래한다. ‘절망한 적도 있지/ 그냥 포기하고 싶었었던/ 길이 안 보일 때도/ 기적은 우릴 기다렸어/ 친구여 눈 들어 나를 봐/ 이렇게 네 앞에 서 있는/ 또 다시 들국화로 필래.’
홍보사 포츈엔터테인먼트는 “들국화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며 “주찬권이 사망 전날까지도 녹음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주찬권은 음반 녹음까지 다 마친 상황에서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앨범엔 김광민(피아노) 함춘호(기타) 등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했으며, 수록곡 중 한 곡인 ‘걷고 걷고’는 이날 밤 12시에 미리 공개된다.
들국화는 1985년 1집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 음반은 6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크게 히트했고, 2007년 음악 평론가 등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음악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