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울어도 되나요”…LG 박용택, ‘쿨가이’의 쿨한 눈물

“저 울어도 되나요”…LG 박용택, ‘쿨가이’의 쿨한 눈물

기사승인 2013-12-10 19:40:01

[쿠키 스포츠] 별명인 ‘쿨가이’답게 눈물도 쿨했다. 프로야구 LG트윈스 박용택(34)이 골든글러브 트로피와 꽃다발을 품에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용택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에서 유효표 323표 중 197표를 받아 손아섭(롯데자이언츠), 최형우(삼성라이온즈)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2년 연속 수상이었다.

마이크 앞에 선 박용택은 대뜸 “저 울어도 되나요”라고 ‘양해’를 구한 후 수상소감을 이어 갔다. 이미 눈가는 촉촉해졌다. 비록 4경기(플레이오프 1승 3패)만에 끝나 버렸지만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설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듯 했다.

박용택은 “(박)한이 형이 나보다 1년 먼저 프로에 왔는데 벌써 6번이나 우승했더라”라며 “그에 비하면 난 가슴에 맺힌 것이 참 많다. 그래도 올해 어느 정도 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앞서 받은 페어플레이상 수상 소감에서는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많이 쑥스럽다”며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제가 2009년에 페어플레이 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다는 걸 아실 것”이라고 남들은 쉬쉬하는 안 좋은 옛 기억을 스스로 끄집어 내밀었다.

2009년 박용택은 타율 0.372로 수위 타자가 됐지만 LG의 ‘타율 관리’가 개입돼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시 LG는 박용택과 두산 홍성흔(당시 롯데)이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벌이자 근소하게 앞서던 박용택을 마지막 경기에서 일부러 내보내지 않았다. 혹시나 안타를 치지 못하면 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LG 마운드는 타석에 홍성흔이 나오면 고의사구로 내보내 타율을 끌어올릴 기회를 차단해 버렸다.

박용택은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올 시즌만 돌이켜도 울컥하다. 시즌 내내 함께 한 감독님과 코치진, 선수, 그리고 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마쳤다.

한편 올해 골든글러브에선 1루수 박병호(넥센히어로즈), 2루수 정근우(한화이글스), 3루수 최정(SK와이번스), 유격수 강정호(넥센), 외야수 박용택·손아섭·최형우, 투수 손승락(넥센), 포수 강민호(롯데) 지명타자 이병규(LG)가 포지션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넥센이 3명으로 최다 수상자를 배출했고 LG와 롯데에서 2명씩 수상자가 나왔다. 두산, NC , KIA는 수상자가 없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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