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올해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오류가 있다며 수험생이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잇따른 수능 소송에서 나온 첫 법원 판단이지만 재판부가 오류 여부를 직접 따지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강형주)는 A군이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A군은 지난 9월 고려대 수시에 지원해 1단계 전형을 통과한 후 면접고사를 치렀다. A군이 수시에 최종 합격하려면 탐구영역 2개 과목에서 2등급 이내의 성적이 필요했다. 하지만 A군은 수능 세계지리 8번 문제를 틀려 세계지리 과목에서 3등급을 받았고 결국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A군은 “오류가 있는 8번 문항이 정답처리 된다면 세계지리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8번 문제의 오류가 인정되거나 성적이 정정될 때까지 수시모집 합격에 필요한 학력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해 달라”며 지난 2일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군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학력 기준을 충족시켜 줄 만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군이 수시 전형에서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알 수 없고 대학도 어떤 처분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준을 충족시켜 줄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논리다.

이어 A군이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으로 성적 산정의 부당함을 따질 수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A군은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오는 16일 ‘세계지리 8번 문제의 정답 결정과 등급 산정을 취소해 달라’며 수험생들이 낸 소송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