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인 고모부 장 부위원장을 쳐낸 김 제1위원장에게 외부에서 북한체제를 비판해온 김정남이 첫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13일 제기되고 있다. 김정남은 10년 이상 북한 밖을 떠도는 과정에서 장 부위원장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카오에 머물 당시 장 부위원장이 중국에 “김정남을 돌봐 달라”고 부탁했고, 중국 공산당 일부 간부가 김정남에게 지속적으로 거금의 생활비를 보내줬다. 장 부위원장은 중국 정부와 공산당 내부에 상당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북한 내 대표적인 친중(親中) 인사였다.
일각에선 이번 장 부위원장 숙청이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김정남과 접촉했기 때문이란 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보당국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김정남은 김 위원장 시대 막바지부터 ‘장성택 라인’과는 완전히 인연의 끈을 끊었고, 중국 정부의 보호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현재 김 제1위원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은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카오, 홍콩을 거쳐 싱가포르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김정남의 정확한 소재지는 전혀 확인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국내 망명설도 떠돌았다. 오갈 데 없게 된 김정남이 우리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가 받아들였다는 것이었지만, 이 역시 정부는 부인했다.
우리 정보당국이 보는 김정남의 ‘정보원으로서의 가치’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북한 최고 지도부와 관계가 거의 없고, 그저 한 ‘개인’으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남이 만약 망명을 요청한다 해도 우리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에 오는 것 자체가 국익에 아무런 득이 안된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