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왕국’ 만들고 ‘1번 동지’로 군림했다는 장성택… 주요 혐의는?

‘소왕국’ 만들고 ‘1번 동지’로 군림했다는 장성택… 주요 혐의는?

기사승인 2013-12-13 20:36:00
[쿠키 정치] 북한은 13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소식을 전하며 그의 배신과 방탕한 생활을 집중 거론했다.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은 장 부위원장 범행이 “100% 입증되고 시인됐다”며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오만불손’, ‘추악한 인간쓰레기’=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이 예전부터 배신을 꿈꿨지만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는 충성하는 척하다가 ‘혁명의 대가 바뀌는 시기’에 와서 본색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장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후계자 추대 문제가 논의되는 시기부터 “왼새끼(속으로 딴 마음을 먹음)를 꼬면서 영도의 계승 문제를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는 대역죄를 지었다”는 것이다.

그 예로 김 제1위원장이 2010년 9월 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결정될 때 장 부위원장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이 스스로를 우상화했다고도 밝혔다. 장 부위원장이 “혁명의 수뇌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환상을 조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이 ‘불순 이색분자’ ‘끄나풀들’을 자신이 있던 당 행정부 등에 끌어들여 ‘소왕국’을 만들었다고 적시했다.

특히 장 부위원장이 측근들에게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군림하고, 측근들은 그를 ‘1번동지’라고 부른다고도 비난했다. 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을 ‘놈’이라고 칭하며 욕설에 가까운 비난도 쏟아냈다. ‘천하의 만고역적’,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쓰레기’라고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런 자들은 죽어서도 이 땅에 묻힐 자리가 없다”고도 했다.

◇경제 분야 전횡 및 방탕한 생활=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이 내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을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가려 획책했다”고 밝혔다.

또 중요 건설 분야를 심복들에게 넘겨서 돈벌이하게 해 평양 등의 국가적 건설사업을 방해하고, 석탄 등 지하자원을 마구 팔았다고 소개했다.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넘기는 ‘매국행위’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부정부패와 방탕한 생활도 언급됐다. 판결문은 장 부위원장이 1980년대부터 ‘비밀기관’ ‘비밀 돈 창고’를 만들어두고서 불법으로 은행에서 거액을 빼내 귀금속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2009년에는 460여만 유로(약 67억원)를 탕진하고 외국 도박장도 출입했다고 지적했다.

또 2009년부터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사진자료들을 심복 졸개들에게 유포시켜 자본주의 날라리풍이 우리 내부에 들어오도록 선도했다”고 적시했다. 음란물 유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김철오 기자
joylss@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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