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의 스몰토크] '밤마다 요구 남편' '야동 출연 아내'? 저질방송 KBS, 수신료 인상 말도 안된다

[전정희의 스몰토크] '밤마다 요구 남편' '야동 출연 아내'? 저질방송 KBS, 수신료 인상 말도 안된다

기사승인 2013-12-17 10:58:00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세상이 미쳐 돌아가도 너만은 그러면 안된다.”

정말 이 한마디를 간절하게 해주고픈 미디어가 있다. KBS를 향한 얘기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우리가 접하는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저마다 무당 짓 하듯 날뛴다. 결론은 시청률에 목매고, 시청률에 목매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방송 쪽 대표 미디어라할 수 있는 지상파 채널과 종편 채널 프로그램을 보자면 세상 돌아가는 소식보다 ‘듣보잡’ 같은 엉뚱한 얘기로 채워져 있다. 거짓과 진실이 뒤죽박죽되어 정신 산만만 가져온다.

한데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가 기간방송 KBS마저 이 진흙탕 싸움에 가세해 ‘듣보잡’을 양산해 낸다. ‘막장 드라마’로 위세를 떨치더니 토크쇼에서 이것이 과연 KBS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국민을 상대로 한 분탕질이다.

16일 밤 KBS2 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막장 토크였다. “밤마다 (성행위) 요구해 다리가 풀려 괴롭다”는 주부, “내 아내가 ‘야동’에 나온 여자와 똑 같아 괴롭다”는 남편의 얘기를 장시간 틀어댔다. 유료 가입해야 볼 수 있는 케이블 채널에 나올 법한 내용이었다.

저 방송사는 심의 기준도 없단 말인지? 아니 일반 사람이면 누구나 ‘인권’이란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출연자 특정인에게 피해가 갈 내용을 저렇게 스스럼없이 방송해도 되는 것인지? PD란 사람은 KBS가 어떤 방송인지 알고 있는지, 방송의 공공성과 같은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인지?

정말이지 백번 양보해 다른 채널이 그러한 내용을 방영했다면 이해를 하겠다. 불과 며칠 전 이사회를 열어 방송의 공익성을 위해 수신료를 올리겠다고 한 KBS 아니던가?

예전 KBS 사장이 아침마다 간부들에게 시청률 자료 내밀고 시청률을 닦달했다.

그러면서 1TV는 철저한 ‘공영방송’의 역할을, 2TV는 ‘건전한 오락방송’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얄팍한 수 인거 뻔히 알지만 그 ‘건전한 오락방송’이나 제대로 했으면 싶다. 국민은 말장난 한다고 속아줄 미련퉁이가 아니다. 민도가 높다.

KBS는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의 기준이다. 그 기준이 야동 들이밀며 인권이 뭔지도 모르는 철학 부재로 운영된다면 결코 지금의 수신료조차도 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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