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를 향한 경찰의 거대한 습격”…조롱·패러디 급속 확산

“‘커피믹스’를 향한 경찰의 거대한 습격”…조롱·패러디 급속 확산

기사승인 2013-12-24 15:55:01

[쿠키 사회] ‘정동 굴욕’을 당한 경찰이 이번엔 ‘커피믹스 체포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터넷에는 이미 패러디까지 출현했다.

네티즌들은 22일 ‘빈 공간 수색’으로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 실패한 경찰이 커피믹스 두 박스를 멋대로 들고 나오다 한 시민에 의해 적발됐다는 소식에 대해 일제히 조롱조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는 24일 “커피믹스 검거작전” “커피믹스 마셔도 될까? 나 잡혀가는 거 아냐?” “민주노총 사무실로 팔려간 커피믹스가 잘못했다” “커피믹스 안에 노조 지도부가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작전 실패 아님 다들 경찰 비난 글 내려주세요” 등 경찰을 비꼬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경찰청장님 커피믹스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애들 먹을 것 좀 잘 챙기시죠”라며 이성한 경찰청장 앞 택배 전표가 붙어 있는 커피믹스 박스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패러디도 등장했다.

줄 지어 서 있는 시위 진압 경찰 4명의 방패에 하나씩 ‘커’ ‘피’ ‘믹’ ‘스’라고 새겨진 합성 사진,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 사옥 위에서 커피믹스와 유명 커피 브랜드와 이름이 같은 잡지들이 바람에 날리며 떨어지고 있는 사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쓴웃음을 짓게 만들고 있다.

전쟁 영화의 광고 포스터처럼 제작된 유명 커피 브랜드 이름 뒤에 ‘War’라는 제목이 찍힌 패러디물도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인터넷 언론은 22일 “경찰병력 철수가 이뤄지던 중 의경 두 명의 손에 봉지가 들려 있는게 보였다”면서 “한 시민이 ‘민주노총 물품이다’라고 항의하자 들고 있던 커피믹스와 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장갑을 둔 채 자리를 벗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민주당은 23일 논평에서 “사실이라면 금년 연말을 장식할 해외토픽 감”이라며 “경찰 66개 중대 5000 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12시간 동안 검거작전을 편 끝에 유일한 성과물이 커피믹스 2박스라니 웃지 못 할 사건이다. 모두가 ‘윗선’의 지시에 의해 허겁지겁 무리한 ‘작전’을 벌이다 일어난 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24일 “작전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민주당 유대운 의원의 질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배자들이 (해당 건물) 안에 은신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실패한 작전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철도노조 지도부가 이미 빠져나간 사실도 모르고 정동 경향신문 사옥 내 민주노총 본부에 진입해 검거를 시도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날 경찰의 강제 진입은 법원이 민주노총 본부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음에도 강행됐다는 점, 언론사가 있는 건물에 난입했다는 점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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