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국토교통부(국토부)가 26일 철도파업과 관련해 일명 ‘폭트’ 홍보를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폭트’란 ‘폭풍 트윗’의 줄임말로 트위터에서 특정인이 단시간에 많은 분량의 트윗을 등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국토부의 폭트 홍보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이 시간은 일반적으로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국토부는 9시쯤 “철도노조파업은 왜 불법파업인가요?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목적과 수단, 방법 등이 모두 정당하여야 하지만 철도노조는 근로조건과 무관하게 새로운 철도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수서발 KTX 회사의 설립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 파업에 해당합니다”라는 글로 시작해 1시간 동안 27개의 글을 올렸다. 이어 10시부터 1시간 동안은 13개를 올렸다.
11시, 12시에 각각 1개와 3개로 조용해진 국토부 트위터는 오후 1시 대에 절정을 이뤘다. 이때 1시간 동안 국토부가 올린 트윗 수는 무려 48개로 거의 1분당 하나 꼴이다. 국토부의 트위터와 팔로잉·팔로워로 연결된 트위터 사용자는 이 시간대에는 타임라인이 대부분 국토부 트윗으로만 ‘도배’됐을 수도 있는 수준이다.
이후 오후 2시 대에 33개, 오후 3시 대에 13개의 트윗이 올라왔다.
결국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오후 4시쯤까지 약 360분 간 국토부가 올린 철도파업 관련 트윗은 138개로 2~3분 당 1개 꼴이다. 공교롭게도 오후 4시는 코레인 노사 실무 협상이 재개된 때다.
내용은 대부분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내부경쟁을 통해 효율을 높임으로써 스스로 부채를 갚으려는 경영혁신의 일환입니다” “수서발 KTX의 참여지분은 모두 공공부문으로 구성되며 민간자본은 전혀 참여하지 않습니다”라는 등 민영화 주장을 반박하거나 자회사 설립의 이점을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인터넷에서는 “이게 뭐하는 짓이냐” “홍보를 하는 거냐, 선동을 하는 거냐”라는 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정부 각 부처의 미숙한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다는 소식에 ‘도가 지나친 협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담당자는 “온라인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오해들이 많아 25일 ‘15문 15답’으로 정리해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리고 오늘 그 내용들을 오전에 1번, 오후에 2번 트위터에도 올린 것”이라며 “트위터는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글자 수가 한정돼 있어 잘라서 올리다 보니 ‘폭트’가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네티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국토부 ‘폭트 홍보’의 실체는 ‘어뷰징(인터넷에서 보는 이들의 클릭을 유발하기 위해 동일내용을 반복 전송하는 행위)’이었던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