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대량해고' 가능성 높아져… 정부 초강경 대응 배경은?

코레일 '대량해고' 가능성 높아져… 정부 초강경 대응 배경은?

기사승인 2013-12-29 17:31:00
[쿠키 사회] 정부와 코레일 사측이 철도노조 파업에 잇따라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의 대량해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9명이 해고·파면됐던 2009년 파업 때에 비해 징계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량해고’ 의지 굳힌 듯=정부는 ‘파업 조합원 대량해고’라는 방침을 이미 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추가 대체인력 충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에 참가 중인 노조원을 해고하고 빈 자리를 대체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가뜩이나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어 정원을 제멋대로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 장관은 추가 채용 규모와 시기에 대해 “파업 지속 기간 등을 살펴서 세부적 내용은 코레일 경영진이 판단할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형구 국토부 2차관이 철도와 같은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장기간 파업이 일어나면 단순 참가자까지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입법을 검토한다고 28일 밝힌 것도 대량해고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이해된다.

코레일은 2009년 철도파업 당시 주동자 등 169명을 해고·파면했지만 소송 등을 거쳐 실제로는 42명만 파면·해임됐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미리 해둔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김경욱 국토부 철도국장은 “노조 간부라도 적극적 주동자가 아니면 복직하게 하는 법원 판결에 문제점을 느껴 노동관계법을 보완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레일은 노조 간부 490여명을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전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1차 징계 대상은 전국 주요 경찰서에 고소된 철도노조 간부 191명 중 해고자 46명을 제외한 145명이다. 이 가운데 20명은 지난 28일 징계위에 회부됐고 나머지 125명은 다음 달 2일 징계 절차가 시작된다.

코레일은 파업 관련 기획·주도·독려·복귀방해 활동 등을 벌인 노조 간부 345명에 대해서도 내년 1월 중 징계위에 회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 초강경 대응 배경은=정부가 강경 일변도로 철도노조를 압박하는 이유는 이번 일을 공공부문 개혁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부채가 많은 공기업 등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밀리면 공공 개혁은 시작도 못하고 허울뿐인 구호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철도노조 파업을 이른바 ‘시범케이스’로 삼아 정부 개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처음부터 잠재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철도파업이 장기화돼 국민 불편이 증가하면 여론이 결국 철도노조를 비판하는 쪽으로 쏠리지 않겠느냐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점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40% 대에 있고 아직 집권 1년차라는 점 등도 정부가 갖는 자신감의 이유다.

◇업무복귀 늘고 있지만 기관사 복귀율은 낮아=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업무에 복귀하는 철도노조 조합원이 속속 늘고 있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복귀한 직원이 2224명(25.3%)으로 지난 26일 기준 1172명(13.3%)에 비해 1052명이 추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관사 복귀율은 여전히 낮아 열차는 당분간 감축 운행될 수밖에 없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대체인력 선발에서 기관사 147명을 우선 채용했으며 48명에 대해 교육을 시작했다. 퇴직 기관사는 7일간, 그 외 인력은 15일간 교육 후 부기관사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인력이 부기관사로 투입되면 기존 부기관사로 일하던 인력이 일반열차 또는 화물열차 기관사로 배치된다. 채용된 기관사 147명은 퇴직기관사 16명, 기관사 면허소지자 127명, 인턴수료자 4명이다. 코레일은 열차 승무원도 50명을 추가 채용해 4일간 교육을 거쳐 용산, 청량리, 여수 열차사업소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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