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최근 병사 봉급 중 5만∼10만원을 매달 적립해 전역 때 100만∼2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의 희망준비금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제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14년부터 15% 인상 적용될 사병 봉급은 병장 14만9000원, 상등병 13만4600원, 일등병 12만1700원, 이등병 11만2500원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 가장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건 아이디 ‘아이엠피터’가 자신이 운영하는 정치·시사 전문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여기서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약속했던 희망준비금은 대학등록금 수준의 ‘퇴직금’이었지만, 2013년 국방부가 제시한 희망준비금은 그냥 사병봉급을 이용한 적금에 불과하다”며 “퇴직금은 일한 대가에 대한 정당한 지원금이고, 적금은 말 그대로 내 돈이다. 내 돈을 강제로 적금에 들게 하는 것은 사병들 봉급으로 생색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겠다는, 불쌍한 군인 등쳐먹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목표금액 200만원짜리 적금을 만들려면 군복무기간 21개월 동안 매달 최소 9만1000원을 적립해야 하고, 2014년 이등병 봉급 11만2500원으로 하면 2만1500원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군대에서 2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군대는 다르다”며 “MB정권 들어 개인 일용품 7개 품목을 현금으로 지급해 개인이 구매하는 시스템이 진행 중이고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라면서 현실적으로 희망준비금이 시행되면 받는 돈은 1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는 “집에서 돈 못 받는 가난한 군인은 초코파이도 하나 못 사 먹겠다” “이제 맛스타도 못 먹는건가” “군인들 데리고 장난 그만 쳐라”라는 등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준비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사병 월급을 2017년까지 2배로 인상하고 별도로 제대군인에게 희망준비금을 주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소요 등을 이유로 이번과 같이 ‘적금’ 형식으로 바뀌어 버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