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는 2일 오후 빈소인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불에 탄 이씨의 다이어리와 함께 친필 유서 복사본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 중 이씨가 가족에게 남긴 것 등 사적인 부분은 제외됐다.
이씨는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 없이 이룬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라며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 대통령입니다”라고 주장하며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 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라며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면서 끝을 맺었다.
이씨의 사망 후 분신의 원인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가 1주일 전 보험 수급자 명의를 동생으로 바꾸고 빚 부담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권에 대한 불만이 아닌 단순 신병비관 아니냐’는 여론도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찰은 유서를 즉각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부채질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정확한 유서 내용을 밝혀라”라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장례위원회는 “(공개하지 않은 사적인 부분 중에도) 신병을 비관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