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자신을 전주 상산고등학교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도와달라”고 호소한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상산고는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역사 교과서 채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네티즌은 4일 커뮤니티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올린 ‘상산고 학생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최대한 퍼트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과반수는 여유있게 넘길 것 같다”라며 “채택 교과서를 수정할 수 있는 기간은 1월 6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 측에선 책임 회피를 하며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이사회가 소집돼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해 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소집되지 않았다”라며 “학교 측에서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라서, 학생회 간부들은 이 일에 참여할 수 없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 졸업생, 언론, 시민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 측이 완강하다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밝히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전날인 3일에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만들어 오늘 일찍 학교에 가서 걸어놓으려고 했는데 게시판을 이용하려면 학교측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그래서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검토해 보시겠다고 하고 답을 안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많이 무섭다. 예비 고3이라서 학교에 밉보이면 대학가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옳지 못한 일을 바꾸기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임하려 한다.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상산고 이종훈 교감은 4일 학교 홈페이지에 교학서 채택과 관련해 올린 글에서 “우리 학교가 주목받게 돼 흐뭇하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네티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서 이 교감은 “오늘날 전 국민이 이데올로기의 노리개가 돼 눈만 뜨면 이념 싸움에 여념이 없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중립적 태도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념 싸움에 휘말리지 않는 교육을 하기 위함”이라며 교학사 교과서 채택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 학교가 주목받는 학교는 맞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하기도 했지만 매도성 답글이나 전국적으로 1% 정도 밖에 선택하지 않은 우편향 친일적 내용의 왜곡된 교과서를 선택해 가르치는 비정상적 학교로 규정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엄중히 선을 긋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현재 논란이 확산되자 삭제된 상태다.
이날 울산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했던 현대고가 철회 결정을 내리면서 상산고는 교학사 채택을 고수한 유일한 학교가 됐다.
교학사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절차를 따랐는데도 이렇게 마녀사냥식으로 채택을 막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