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라고 좋아할 줄 알았어?”…교학사 채택 한민고 학생·학부모 실망감 표출

“군인이라고 좋아할 줄 알았어?”…교학사 채택 한민고 학생·학부모 실망감 표출

기사승인 2014-01-07 13:01:00

[쿠키 사회] 경기도 파주 한민고등학교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학생·학부모들이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한민고 인터넷 카페에는 교학사 채택 소식이 전해진 6일 오후부터 반대와 비난의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곧 한민고 1학년이 될 학생이라고 소개한 아이디 ‘ci*****’는 6일 올린 ‘한민고등학교 신입생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 3년을 한민고등학교라는 훌륭한 학교에서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고 자랑스러웠다“며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사실에 큰 실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그동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된 부분들을 간략히 적으면서 “뿐만 아니라 652건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이 교학사 교과서로 공부했다간 수능 보기 어렵다고 했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민고 학생들이 학교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 달라”는 간청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학부모로 보이는 아이디 ‘hs*******’는 “마음이 무겁고 어수선하다. 상산고처럼 나서줄 선배가 없어서일까. 1기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셨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저희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다”라며 다른 학부모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은 “왜 군인 자식은 이런 교과서로 배워냐 하나” “오늘 등록하고 왔는데 갑자기 슬퍼진다” “우리 아이들이 한민고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 부탁드린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아이디 ‘hw******’는 “등록금 입금한 분들은 환불 요청하고 아직 입금하지 않으신 분들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할 때까지 등록 거부합시다”라며 “한민고 학부모가 군인이라고 해서 교학사 교과서를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셨다면 큰 오판”이라고 학교 측을 비난했다.

이어 그는 “아이가 자부심가지고 학교 다니라고 한민고 보냈는데 이제 한민고 다닌다고 어디 가서 얘기도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민고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긴 군인 자녀를 위한 기숙형 학교로 오는 3월 개교한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이사장을 맡아 한민학원을 설립하고 정부예산 350억원과 국방부 호국장학금 200억원을 지원받아 파주시 5만9000여㎡에 학교를 조성했다. 초대 교장에는 전영호 전 경기과학고 교장이 내정됐다.

이 학교는 지난해 12월 인근 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으로 교과협의회를 열고 국방부 학교설립팀이 학교운영위원회를 대신해 한국사 교과서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

한편 전주 상산고는 7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전국에서 한민고가 유일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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