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칠봉이' 유연석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응사앓이는 계속됩니다""

"[인터뷰] '칠봉이' 유연석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응사앓이는 계속됩니다""

기사승인 2014-01-08 10:57:00

[쿠키 연예] 영화 ‘건축학개론’에선 수지(본명 배수지·19)를 꾀는 강남 선배, ‘늑대소년’에선 반듯한 2대 8 가르마를 빗어 넘기며 박보영(23)을 괴롭히는 악역. 그리고 최근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선 상대의 입안으로 총을 들이미는 잔인한 킬러. 그동안 배우 유연석(본명 안연석·30)은 존재감이 확실한 ‘조연 배우’였다.

주로 섬뜩한 악역, 나쁜 남자를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그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국민 짝사랑 남’ 칠봉이가 돼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곁을 8년간 맴돈 순애보.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칠봉이의 사랑은 아름다웠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 빌딩을 찾은 그를 최근 만났다.

“인터뷰 마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려고요.” 들뜬 표정으로 마주 앉은 그의 얼굴에 극 중 ‘신촌 하숙’ 친구들을 만나러 야구 훈련을 마치자마자 뛰어가던 칠봉이의 모습이 겹쳤다.

“사실 ‘응사’는 시놉시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촌놈들 사이에서 서울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면 된다는 얘기만 듣고요. 신원호 PD가 ‘주연 조연 할 거 없이 모두 빛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대로 됐네요.”

‘응사’는 케이블 채널로서는 드물게 최고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유료매체 가입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전국에 ‘응사 신드롬’과 복고바람을 일으켰다. 전 국민이 나정이의 남편 찾기에 빠졌고, 그 시절 음악과 소품들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데뷔 10년차에 ‘응사’를 만났다”며 “서른 줄에 만난 작품이기도 하고 큰 사랑을 받아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중 그는 부드러운 서울 남자였지만 실제론 중학교까지 경남 진주에서 살아 ‘네이티브’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사투리를 어색하게 하는 법을 서울 출신 친구들한테 배웠어요. 오히려 출생지역만 진주이고 서울에서 생활해 온 고아라씨가 마산 사투리를 배웠는데 실감나게 잘한 것 같아요. 저야말로 사투리 연기는 자신 있는데….(웃음)”

또 “실제론 쓰레기와 칠봉이가 섞여 있다”며 “섬세하고 다정다감할 때도 있지만 티 안 내고 챙겨주는 경상도 스타일”이라고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표현하기도 했다.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여배우를 물었더니 미국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29)를 꼽았다. 그는 “내가 할리우드에 갈지, 그녀가 한국 활동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며 “멜로라면 ‘재능 기부’로라도 호흡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응사앓이’의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프리 허그’ 이벤트를 할 땐 팬들이 너무 몰려 일대가 마비됐고 결국 모교인 서울 광진구 능동로 세종대 강당을 빌려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사실 그날 부모님도 명동에 오셨어요. 절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을 보며 감명 받으셨대요. 전국 각지에서 오신 분들,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오신 분도 계셨는데 앞으로도 그날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악역과 순정남을 넘나드는 배우 유연석. 할리우드까지 넘보는 그의 진짜 꿈은 무엇일까.

“예능 ‘꽃보다 할배’를 보면서 제 롤 모델과 꿈을 정했어요. 선배들처럼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내고 오랜 시간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저도 ‘꽃보다 할배’에 출연할 날이 올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고승욱 기자
mina@kmib.co.kr
고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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