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 '장고 모드'… 당분간 이정현 겸임 체제

청와대 대변인 '장고 모드'… 당분간 이정현 겸임 체제

기사승인 2014-01-09 16:25:00
[쿠키 정치] 청와대의 신임 대변인 인선작업이 장고(長考) 모드에 돌입하면서 이정현 홍보수석의 대변인 겸임 체제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변인 인사는 언제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다. 현재 따로 발표할 게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7일에도 “(대변인) 인사와 관련해서 자꾸 질문이 들어오는데 아마 한참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대변인 자리 채우기를 ‘서둘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은 김행 전 대변인 재임 때부터 이 수석이 사실상 대변인 역할까지 맡아온 속사정 때문이다. 이 수석은 지난해 5월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행사를 빠짐없이 수행하며 대통령 메시지와 세세한 행사 내용을 김 전 대변인보다도 더 상세하게 브리핑해왔다.

또 박 대통령 일정이 특별히 없을 때도 매일 최소한 두 번 이상 춘추관에 들러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청와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아침토크’와 ‘오후토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수석은 정치인 시절에도 ‘박근혜의 입’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박 대통령의 대(對)언론 창구 역할을 하며 그림자 수행을 해왔다.

이를 놓고 여권 일각에서는 “과연 청와대 홍보수석이 해야 할 일이 대통령 메시지 전하기 밖에 없는거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당장 청와대 대변인이 없다 해도 별로 부족해 보이지가 않는다”면서 “김 전 대변인 있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안 바뀐 것 같다”고 했다.

대변인 뿐 아니라 홍보기획·국정홍보 비서관실도 총괄하는 자리가 홍보수석인 만큼 이 수석이 전반적인 국정 홍보 전략을 짜야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한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철도노조 파업사태가 터지자 몇 차례나 “정부 정책 홍보가 제대로 안 된다”고 질책한 적이 있었다. 이에 청와대 홍보수석실 뿐만 아니라 총리실, 각 부처 공보담당 부서들이 바짝 긴장했다. 총리실 공보실장은 전날인 8일 해임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