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변인 인사는 언제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다. 현재 따로 발표할 게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7일에도 “(대변인) 인사와 관련해서 자꾸 질문이 들어오는데 아마 한참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대변인 자리 채우기를 ‘서둘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은 김행 전 대변인 재임 때부터 이 수석이 사실상 대변인 역할까지 맡아온 속사정 때문이다. 이 수석은 지난해 5월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행사를 빠짐없이 수행하며 대통령 메시지와 세세한 행사 내용을 김 전 대변인보다도 더 상세하게 브리핑해왔다.
또 박 대통령 일정이 특별히 없을 때도 매일 최소한 두 번 이상 춘추관에 들러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청와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아침토크’와 ‘오후토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수석은 정치인 시절에도 ‘박근혜의 입’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박 대통령의 대(對)언론 창구 역할을 하며 그림자 수행을 해왔다.
이를 놓고 여권 일각에서는 “과연 청와대 홍보수석이 해야 할 일이 대통령 메시지 전하기 밖에 없는거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당장 청와대 대변인이 없다 해도 별로 부족해 보이지가 않는다”면서 “김 전 대변인 있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안 바뀐 것 같다”고 했다.
대변인 뿐 아니라 홍보기획·국정홍보 비서관실도 총괄하는 자리가 홍보수석인 만큼 이 수석이 전반적인 국정 홍보 전략을 짜야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한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철도노조 파업사태가 터지자 몇 차례나 “정부 정책 홍보가 제대로 안 된다”고 질책한 적이 있었다. 이에 청와대 홍보수석실 뿐만 아니라 총리실, 각 부처 공보담당 부서들이 바짝 긴장했다. 총리실 공보실장은 전날인 8일 해임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