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국내 기업이 한 해에 쓴 접대비가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14일 조사됐다. 특히 ‘을(乙)’의 위치에 있다보니 중소기업의 접대비 지출이 ‘갑(甲)’인 대기업보다 5배 가량 더 많았다. 접대비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면서 지출하는 교제비·기밀비·사례금 등을 지칭한다.

재벌닷컴이 한국은행·통계청·중소기업청이 집계한 기업 실적자료를 분석해 보니 2012년 기준 국내 기업이 접대비 명목으로 쓴 돈은 모두 6조6000억원에 달했다. 종업원 1명 이상 국내 기업 360만2476곳에서 2012년에 올린 연간 매출액 3450조8000억원의 0.1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내 기업의 접대비는 2009년 5조6000억원, 2010년 6조1000억원, 2011년 6조4000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접대비 지출이 대기업을 웃돌았다. 대기업의 매출 대비 접대비 비율은 2012년 기준 0.08%인 반면 중소기업은 0.41%에 이른다.

금액을 따져도 대기업은 2009년 1조5000억원, 2010년 1조60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1조8000억원 등 1조원대의 접대비를 썼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2009년 4조1000억원, 2010년 4조4000억원, 2011년 4조7000억원, 2012년 4조8000억원 등 대기업의 배 이상을 지출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발주하는 일감·사업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접대비 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높은 접대비 부담은 판매관리비 증가로 이어져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