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롯데 자이언츠 포수진에는 ‘75억원의 사나이’ 강민호(29)가 버티고 있다. 강민호는 1군에서 세 경기만 뛴 데뷔 시즌(2004년)을 제외하면 9년간 1025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평균 100경기 이상 출전한 셈이다. 평가는 ‘3년 연속 포수부분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포수 한명으로 시즌을 다 치룰 수는 없는 법이다. 롯데의 백업 포수에는 올해 경찰청에서 2군을 폭격하고 제대한 장성우가 있다. 장성우의 수비는 이미 2009~2011년에 인정받았고 부족하다는 평을 받던 타격도 2년간의 경찰청생활 속에 2013년 타율 0.382, 13홈런, ops(출루율+장타력·흔히 타자의 팀 공헌도로 해석, 0.8이 넘어가면 잘한다는 평가) 1.044를 기록하는 등 일취월장했다. 제대 후 1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으나 될성부를 나무의 가능성은 가진다. 3번째 옵션인 용덕한(33) 또한 여전히 건재하다.
그러나 다른 구단은 사정이 다르다. 최근까지 수준급 포수가 가득했던 두산 베어스는 최근 삐걱거리는 추세다. 2010시즌 신인왕, 2011시즌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양의지(27)는 2013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포스트시즌에서 폭발적인 활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재훈(25)은 어깨 수술에 의한 재활치료로 5~6개월 결장한다.
2012년 FA로 ‘앉아 쏴’ 조인성(39)를 영입했던 SK 와이번스도 안심할 수 없다. 국내 정상급으로 무르익은 정상호(31)는 떠오르는 ‘유리 몸’이고, 조인성은 나이가 너무 많다.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다른 팀들의 포수자리도 모두 불안하다. 3년 연속 우승팀인 삼성 라이온즈는 진갑용(41)의 뒤를 이을 포수로 이지영(28)을 꼽고 2012년부터 키웠지만 아직 미숙한 상태다. 2013년 정규리그 2위팀 LG 트윈스는 마지막 퍼즐로 ‘포수’를 꼽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허도환(30)과 NC 다이노스의 김태군(25)은 무난하지만 백업요원이 부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넥센의 박동원(24)은 부상 중이고, NC의 허준(33)도 아쉽다는 의견이다. KIA 타이거즈는 포수진 세대교체에 나섰는데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고, 탈 꼴찌를 외치는 한화 이글스도 정범모(27), 이준수(26), 엄태용(20)등 젊은 포수를 두고 주전 경쟁을 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으로 떠오른 건 없다.
17일, 한국프로야구협회(KBO)는 3월 29일에 2014 시즌이 시작된다고 알렸다. 프로야구의 안방마님 기근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2014 시즌이 어떻게 펼쳐질지 전국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