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2인자' 하인리히 힘머 일기장 공개

'나치 2인자' 하인리히 힘머 일기장 공개

기사승인 2014-01-27 23:25:00
[쿠키 지구촌] 유대인 학살에 앞장선 독일 나치 정권 2인자 하인리히 힘러(1900∼45)의 일기와 편지가 공개됐다.

힘러의 개인 기록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 수집가가 미군 압수품 중에서 사들여 보관 중이었다. 그의 은행 금고에서 발견된 문서는 힘러의 일기와 사진, 아내에게 보낸 편지 등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힘러의 편지에는 나치 집권 이전 바이마르 공화국과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드러나 있다. 그는 1927년 12월 아내 마가레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베를린은 오염돼 있다. 모두가 돈 얘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28년 4월 편지에선 “독일이 형편없는 유대인의 돈에 휘둘린다”고 적었다. 그해 다른 편지에선 자신을 “10년 이상 전투로 단련된 국가의 충복”이라고 강조했다.

힘러는 19년 나치당에 들어가 29년 나치 친위대장이 됐다. 2차 대전 땐 내무부와 국가비밀경찰을 이끌며 유대인 강제수용 건설과 대량학살을 지휘했다. 약 150만명을 죽게 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감독하러 가면서 아내에겐 키스로 애정을 표현한 편지를 남겼다.

마가레테는 38년 11월 일기에서 “모든 유대인 문제가 끝나 삶을 즐길 수 있는 때가 오면 좋겠다”고 썼다. 힘러가 오스트리아에서 유대인 학살을 지휘한 직후였다.

아돌프 히틀러의 심복이었던 힘러는 패전을 앞두고 모든 지위를 박탈당했다. 연합군과 항복 협상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45년 영국군에 체포되자 청산가리 캡슐을 깨물어 자살했다.

힘러의 기록물은 80년대 초 존재가 알려졌지만 히틀러 일기 조작 소동에 묻혔었다. 독일 주간 벨트암존탁은 연방 기록물보관소의 진위 검증을 거쳐 이들 문서를 이날부터 8일간 연재를 시작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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