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보다 화가 나서 정말…” 황금자 할머니 별세 소식에 악플 ‘분노와 경악’

“댓글 보다 화가 나서 정말…” 황금자 할머니 별세 소식에 악플 ‘분노와 경악’

기사승인 2014-01-27 17:31:01
[쿠키 사회] “기사 내려주세요. 애도하는 사람 여기엔 한 명도 없으니까.”(네이버 아이디 17an****)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사진·향년 90세) 별세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이 도를 넘은 악성댓글(악플)을 달아 보는 이들의 치를 떨게 하고 있다.

황 할머니의 별세 소식은 26일 오전 10시 30분을 전후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특히 27일 오후까지 4000개가 넘게 댓글이 달린 한 매체의 기사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부디 편하게 쉬세요” “이제 하늘나라에서 행복한 젊음을 맘껏 누리세요” “죄송합니다. 일본의 사과는 우리가 꼭 받겠습니다”라는 등 고인의 마지막 길을 향한 네티즌들의 위로 메시지가 넘쳐났다.

하지만 한숨을 나오게 하는 악플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이디 ‘dkdo****’를 쓰는 네티즌은 27일 오전 “12세부터 직업을 정하다니 존경스럽다”라는 댓글을 썼다. 황 할머니는 13세 때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간도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dog_****’도 “일본인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 우리나라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우겨대는지”라고 달았다.

‘dudd****’은 “양아들 재산 꿀꺽하게 생겼네. 재산이 수백억이라는데”라며 근거없는 말로 고인과 유족을 조롱했고, ‘바간**’은 “위안부들에게는 일본의 사과 따위는 관심 없다. 오로지 보상금에 눈이 멀어 거짓증언을 하는 역겨운 XXX들”이라며 황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폄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차마 옮길 수 없는 음담패설을 다는 이들까지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한민국 국민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됩니까? 진짜 못봐주겠네”(dltm****), “댓글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해주라. 보다가 화가 나서 죽겠다”(anyt****)라는 등 분노했고, 기사의 댓글 코너에 별세 소식 관련 내용이나 애도보다는 악플과 악플을 비난하는 글이 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황 할머니가 26일 오전 1시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를 비롯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