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장추천제 철회 "의도 왜곡", 국민탓? 사내정치용 사과 꼼수"

"삼성 총장추천제 철회 "의도 왜곡", 국민탓? 사내정치용 사과 꼼수"

기사승인 2014-01-28 11:09:00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삼성그룹이 28일 “대학총장 추천제로 인해 각 대학과 취업준비생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다만 의도가 왜곡돼 안타깝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실상 폐지를 결정하고 이같이 밝히며 사과한 것입니다.

2. ‘다만 의도가 왜곡됐다.’

이 말은 잘못됐습니다. 자신들은 합리적이고 선한 의도에서 그러한 선발 계획을 내놨는데 취업준비생 및 사회가 자신들의 선한 의도를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했다’는 말이 되는데 이는 진정한 사과가 아닙니다.

3. 정확한 표현은 “삼성 취업을 위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사회적 비용이 커 합리적인 대안의 하나로 대학총장추천제를 내놓았으나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해 폐지를 결정했다”며 사과해야 합니다.

4. 즉, 취업준비생이나 국민이 삼성의 의도를 왜곡시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의 그 한 문장에서도 ‘대학 위의 삼성’ ‘국민 위의 삼성’이라는 오만이 묻어납니다.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유보한다는 자세인거죠.

5. 한 삼성 임원이 밝혔듯 ‘대학총장 추천제’는 ‘대학서열화’와 ‘지역차별’ 등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죠. 삼성은 발표 전 이러한 논란이 발생될 줄 몰랐을까요? 9000명 선발하는 데 20만명이 몰리는 글로벌기업이고 인사전문가들이 숱한데 말입니다.

6. 삼성도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큰 자사의 입사제도를 고치기 위해 고민 끝에 내놓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 의도와 달리 미흡한 점이 드러나 지탄을 받게 됐다면 그냥 솔직하게 사과하고 보완하겠다고 하면 될 일입니다.

이를 실무 임원들이 당황하여 “의도가 왜곡되어 안타깝다”며 취업준비생과 국민 탓으로 돌린다면 ‘사내 정치’에서 칼을 맞지 않기 위한 꼼수로 밖에 안보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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