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심준보)는 휴게소 이용 고객이 급증하는 명절 연휴 근무 중 숨진 휴게소 직원 윤모씨의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윤씨는 2009년 4월부터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일하며 시설물과 근무자를 관리하는 야간 업무를 맡았다. 평소 오후 8시30분에 출근해 12시간 정도 일했고 휴일은 주 1회였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010년 9월 23일에도 출근한 윤씨는 다음날 오전 6시20분쯤 휴게소 화장실 입구에서 쓰러졌고 뇌출혈로 숨졌다.

당시 추석 연휴는 9월 21일부터 23일까지였다. 휴게소는 17일부터 고객들로 붐볐다. 평소보다 고객이 3배 급증했고 매출은 2배 늘었지만 윤씨는 20일 하루만 쉬었다. 유족들은 “추석 연휴로 폭증한 업무 때문에 윤씨가 사망했으니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대학병원 자문 결과 윤씨가 간질 발작으로 쓰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이후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씨가 쓰러진 건 추석 연휴로 업무가 급증했던 시기”라며 “야간 근무가 간질 발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